불안했던 박진형·손승락, 롯데 리드 지키지 못했다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롯데 불펜은 6월 들어 시즌 초반에 비해 안정감이 있었다. 구승민의 부진으로 박진형에게 힘을 실어주는 변화만 취했을 뿐이었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25일 부산 KT전을 앞두고 공식적으로 박진형-구승민 더블스토퍼 체제를 선언했다. 이미 박진형이 23일 부산 키움전서 9회초 1점차 리드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따냈다.

박진형은 어깨 재활 후 1년만에 돌아온 뒤 재빨리 안정궤도를 찾았다. 특유의 포크볼과 공격적인 경기운영 등이 강점이다. 구승민의 페이스 저하와 맞물려 박진형의 상승세가 롯데 불펜에 큰 힘이 됐다.

결국 박진형과 구승민이 최후의 보루를 맡고, 그 앞을 박시영, 손승락, 고효준 등이 책임지는 방식으로 필승계투조가 운용된다. 리그에서 가장 적은 승수를 따낸 롯데지만, 그래도 이 골격을 꾸준히 끌고 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실질적인 더블스토퍼 첫 경기부터 양 감독 계획이 어긋났다. 구승민이 7-5로 앞선 7회초 1사 1,2루 위기를 잘 막아냈으나 8회 장성우, 김민혁에게 잇따라 볼넷을 내줘 흔들렸다. 양 감독은 8회 1사 1,2루 위기서 박진형에게 아웃카운트 5개를 맡겼다.

박진형은 8회를 잘 막아냈으나 9회 선두타자 유한준에게 9구 끝 볼넷을 내준 게 화근이었다. 로하스와 박경수에게 포크볼을 앞세워 삼진을 솎아냈으나 황재균의 벽을 넘지 못했다. 초구 슬라이더를 던지다 동점 투런포를 맞았다. 시즌 첫 블론세이브.

부랴부랴 손승락이 올라왔다. 고명성을 포심으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그러나 연장 10회서 1사 후 김민혁과 오태곤에게 잇따라 안타를 맞았다. 포심이 통하지 않았다. 송민섭에게 컷패스트볼로 승부했으나 역전 1타점 좌전적시타를 맞았다. 유한준과 로하스를 힘겹게 범타 처리했으나 이미 데미지는 컸다. 그나마 10회말 이대호의 동점타가 터졌고, 연장 11회초 1루수 정훈의 결정적인 호수비 및 더블아웃으로 패배 위기를 넘긴 게 위안거리였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새롭게 진용을 갖춘 필승계투조가 불안감을 노출했다. 더불어 한 주의 첫 경기서 4시간 30분이 넘는 혈투를 벌이면서 에너지 소모가 컸다. 그런 경기서 불펜 불안으로 이기지 못한 게 뼈 아팠다.

[박진형(위), 손승락(아래).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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