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트' 이성민 "감정소모 심해, 부담감에 실핏줄 터져"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방황하는 칼날' 때보다 감독님이 더 집요해지셨어요."

24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비스트'(감독 이정호 배급 NEW) 인터뷰에는 배우 이성민이 참석했다. 이성민은 극 중 형사 한수 역할을 맡았다. '비스트'는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 한수와 이를 눈치 챈 라이벌 형사 민태의 쫓고 쫓기는 범죄 스릴러다.

이성민은 앞서 '방황하는 칼날'(2013)을 통해 이정호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이정호 감독은 '비스트'의 한수 캐릭터에 이성민을 염두하고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성민은 "작품이 무겁고 감정이 다크하니까, 하면서도 힘드니까 관객들이 너무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라고 입을 뗐다.

"촬영하면서도 기운을 많이 쓸거라고 생각은 했었어요. 인물이 스트레스가 점점 쌓여가는게, 도대체 엔딩이 어떻게 될 지 모르?募囑箚諮? 뒤에는 어떻게 하려고 하나 생각했어요. 처음에 시작할 때는 이 정도일 줄 몰랐어요. 이야기가 하나씩 꼬여가는게 재미있었어요. 사건을 따라가는 것보다는 인물의 감정이나 인물의 심리들에 치중해서 따라가는 영화가 된 것 같았어요. 촬영하면서, 충분히 인물에게 주어진 사건들이 많은데. 생각했던 것보다 감정소모가 훨씬 많은 영화였어요. 관객들이 어떻게 따라올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배우들은 이정호 감독에 대해 '집요한 스타일'이라고 말해왔다. 특히 이성민은 전작을 함께 했던 터라 그의 스타일을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더욱 깊고 집요하게 작품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방황하는 칼날' 때보다 좀 더 많이 하드해진 것 같아요. 현장에서 감독님이 세게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오케이를 잘 안내리세요. '방황하는 칼날' 때는 이렇게까지 안 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정말 늦게 내리시더라고요. 그 때는 (정)재영 씨가 주인공이고 분량이 많아서 '비스트' 한수처럼 감정이 쌓여가는 캐릭터였는데 재영 씨의 마지막 촬영장에서도 실핏줄이 터졌어요. '방황하는 칼날' 때 실핏줄이 터졌더라고요. 도대체 어떻게 터졌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제가 터졌어요. 침묵으로 압박을 주는 분이에요.(웃음)"

이번에도 이정호 감독은 그에게 무겁고 센 것들을 많이 요구했다고 전했다. 배우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것을 연기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비스트'는 범인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형사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잖아요.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있는 것 같아요. 비스트가 괴물, 괴수도 되겠지만 누구나 안에 괴물이 있지 않나, 라는 이야기인데 원칙을 지키는 형사와 파괴하는 형사, 거기에 진짜 악당도 있는데 공통 분모를 갖고 있는 지점이 있지 않나 싶었어요. 개봉 전에는 늘 부담이 돼요. 그런데 (유)재명 씨가 있으니까요. 이 맘 때 되면 누군가에게 기대려고 하는 편이라서 이번엔 재명 씨에게 기대보려고요."

[사진 = NEW 제공]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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