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대역전패' 롯데, 왜 마지막에 웃지 못했나

[마이데일리 = 대전 윤욱재 기자] 롯데의 경기는 또 한번 탄탄대로 흘러가는 듯 했다. 적어도 9회초까지는.

악몽의 9회였다. 롯데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한화와의 시즌 10차전에서 7-10으로 역전패,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9회초까지 7-3으로 앞서고 있었다. 선발투수 브록 다익손이 5이닝을 3점으로 막았고 박시영이 1⅓이닝, 고효준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롯데의 승리는 가까워지는 듯 했다. 이미 8회부터 모습을 드러낸 손승락이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가 9회초 제이콥 윌슨의 유격수 병살타로 1점을 추가하면서 4점차로 달아난 까닭이었다.

롯데가 너무 방심한 것은 아니었을까. 최근 중간계투로 거듭 나왔던 손승락이 어쨌든 마무리 상황을 맡게 된 것은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물론 최근 안정감을 찾는 듯 했던 손승락이었지만 막상 9회에 나오니 흔들렸다. 손승락이 지성준과 장진혁에게 연속 안타를 맞자 롯데는 부랴부랴 구승민을 투입했다.

구승민도 흔들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첫 타자 변우혁부터 볼넷으로 1루를 걸어 나가게 했다. 노시환에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준 구승민은 정은원의 땅볼을 직접 처리할 기회가 찾아왔으나 어이 없는 1루 악송구를 범하고 말았다. 악몽의 시작이었다. 제라드 호잉의 타석에서는 폭투를 범해 3루주자 변우혁을 득점하게 하더니 호잉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끝낼 수 있는 기회가 왔지만 이것이 낫아웃 폭투로 이어지고 말았다. 마치 끝내기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로 패했던 지난 LG와의 경기가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롯데는 전날(19일) 세이브를 거둔 박진형을 마운드에 올렸고 호잉이 2루를 훔치자 김태균을 자동 고의 4구로 내보내 만루 작전을 폈으나 박진형이 이성열에게 143km 직구를 던진 것이 좌월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이어져 결국 9회에만 7점을 내주고 대역전패를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롯데가 이날 경기만 잡았더라면 중위권 도약의 희망도 가져볼 만했다. 한화와의 격차도 0.5경기로 줄일 수 있었고 상승 흐름을 타고 부산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롯데는 그동안 롯데가 하던대로 폭투, 실책 등 엉성한 플레이가 쏟아지면서 스스로 일어설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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