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8연패 할뻔한 한화, 믿기지 않는 뒷심 있었다

[마이데일리 = 대전 윤욱재 기자] 한화가 또 한번 쓰디쓴 패배를 받아들일 뻔했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뒷심이 있었다.

한화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롯데와의 시즌 10차전에서 10-7로 승리했다.

한화는 마치 이날 경기에서도 지는 경기의 표본을 보여주는 듯 했다. 한화는 5회까지 3-0으로 리드하고 있었다. 롯데의 엉성한 수비에 힘입어 경기의 주도권을 쥐는 듯 했다. 마침 '토종 에이스' 장민재도 5회까지 무실점으로 순항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기쁨은 잠시였다. 장민재가 6회초 제구력이 흔들렸다. 신본기와의 승부에서 볼카운트 3B 1S로 몰리다 결국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전 안타를 맞았고 민병헌에게도 볼 3개를 연속으로 내준 뒤 볼넷으로 공짜 출루를 허용했다. 급격히 흔들린 장민재는 전준우에 2루 방면 내야 안타로 첫 실점을 하고 이대호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만루 위기에서 올라온 안영명은 한화 불펜의 '믿을맨'이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달랐다. 제이콥 윌슨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안영명은 1점차로 쫓긴 상황에서 오윤석에게도 볼 3개를 먼저 던지며 제구 난조를 보이더니 결국 또 한번의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허무하게 3-3 동점이 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한화가 역전을 허용한 7회에는 수비가 말썽이었다. 1사 1,2루 위기에서 손아섭의 빗맞은 안타가 나왔다. 2루주자 민병헌이 3루를 돌아 홈플레이트를 향해 대쉬하자 좌익수 장진혁이 홈 송구를 했지만 민병헌을 맞고 굴절되면서 나머지 주자들의 진루를 막지 못했다. 이어진 만루 위기에서는 이대호의 땅볼을 잡은 3루수 노시환이 포수 최재훈에게 던졌고 3루주자는 포스아웃됐으나 최재훈의 송구를 1루수 변우혁이 잡지 못하고 말았다.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에 오히려 1점을 더 내준 한화는 제이콥 윌슨의 좌전 적시타로 3-6 리드를 헌납해야 했다.

9회에 1점을 더 내준 한화는 그렇게 패배를 받아들이는 듯 했다.

하지만 한화의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노시환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한 한화는 구승민이 송구 실책에 폭투로 흔들리면서 6-7 1점차로 따라가는데 성공했다.

어느덧 만루 찬스를 잡은 한화는 이성열의 한방에 기대를 걸었고 이성열은 보란 듯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극적인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려 한화의 7연패 탈출을 알렸다.

아직까지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고 있지 못하는 한화는 한용덕 감독이 선수단 전체 미팅을 소집해 "상대 전력을 생각하지 말고 다같은 선수들이 하는 것이니까 끝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자"고 다독였다. 이날 경기에서도 썩 만족스러운 내용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그래도 '마약야구'의 뒷심을 보여주면서 '내일'을 기약할 수 있게 된 것은 분명한 소득이다.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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