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잠든 연애세포 깨우는 유쾌한 로맨스 “행복해져도 괜찮아”[MD리뷰]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겁은 많지만 호기심은 가득한 소녀감성 다이앤(다이안 키튼), 연애를 쿨하게 즐기는 호텔 CEO 비비안(제인 폰다), 내 남편의 속사정이 궁금한 불타는 청춘 캐롤(메릴 스틴버건), 겉으로는 엄근진이지만 알고 보면 허당인 연방판사 섀론(캔디스 버겐)은 20대부터 한결 같은 우정을 쌓아온 북클럽 4인방 절친이다. 어느날 에로틱 로맨스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읽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평화로운 생활에 로맨틱한 변화가 시작된다.

‘북클럽’은 모든 여성들에게 용기와 응원을 전하는 따뜻한 코미디이자 유쾌한 로맨스다. 모든 상황의 에피소드가 폭소를 터뜨리게 만드는 이 영화는 인생의 행복이 무엇이고 설레는 감정이 무엇인지를 깨달아가는 스토리를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 잡는다. 실컷 웃게 만든 뒤 가슴 한 편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북클럽’은 ‘인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를 잇는 인생코미디로 손색이 없다.

이 영화의 강점 중 하나는 쉴 새 없이 터지는 웃음의 향연이다. 특히 캐롤과 남편 사이에서 벌어지는 비아그라 이야기는 그야말로 폭소의 도가니다. 다이앤과 남자친구(앤디 가르시아)의 수영장 백조 튜브 장면도 큰 웃음을 선사한다. 언제나 근엄한 표정을 짓던 섀론이 남자를 만나 즉석에서 성적 욕망을 드러내는 대목도 웃음을 참기 힘들다. 각 캐릭터의 특성에 맞는 유머 감각을 적절하게 살려낸 결과다.

이들은 모두 책을 통해 변하고, 자신의 삶을 바꾸며 인생의 깨달음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두고두고 곱씹을만한 명언이 관객 마음을 파고든다. “자신과 교감하는 법은 사막을 홀로 헤맨다고 깨닫게 되는 게 아냐”는 욕망을 감추며 살아가는 이들이 새겨들을만하다. “사랑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본다”는 셰익스피어 대사를 “누가 의미를 줄 때까진 그냥 단어일 뿐이다”라고 해석한 대목은 얼마나 멋진가.

특히, “행복해지길 두려워하지 말자”는 평생 간직해야할 경구다.

[사진 = 영화사 진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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