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띄운 정은원, 하지만 한화 7연패 막지 못했다

[마이데일리 = 대전 윤욱재 기자] 역시 한화의 라인업에는 정은원(19)의 이름이 있어야 한다.

정은원은 지난 18일 대전 롯데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화가 상대 선발 브룩스 레일리를 공략하기 위해 우타자들을 집중 배치하는 라인업을 구상한 것. 한용덕 한화 감독은 "레일리는 왼손타자가 치기 까다로운 투수다. 정은원도 레일리랑 상대할 때 그리 좋지 못했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정은원은 경기 후반 교체 투입됐고 한화는 3-11로 대패했다.

어느덧 6연패 수렁에 빠진 한화는 19일 대전 롯데전에서 다시 정상 라인업을 가동했다. 정은원은 여느 때처럼 1번 타순에 포진했다.

정은원의 방망이는 경기 시작부터 힘차게 돌아갔다. 1회말 김원중의 2구 144km 직구를 공략,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정은원이 1회 선두타자 홈런을 친 것은 프로 데뷔 후 최초.

곧이어 2회초 이대호의 좌중월 솔로홈런이 터져 1-1 동점이 되면서 한화의 기쁨이 오래 가지 않는 듯 했지만 2회말 하위타선의 분발로 1사 만루 찬스가 주어지자 정은원이 침착하게 밀어내기 볼넷을 고르면서 한화가 다시 2-1로 리드할 수 있었다. 정은원은 풀카운트 승부로 접어들자 2연속 파울 타구를 양산하며 롯데 배터리를 압박했고 8구째 볼을 고르면서 밀어내기 타점을 수확했다.

한화는 여세를 몰아 강경학의 우익수 희생플라이와 제라드 호잉의 우전 적시타로 2점을 추가, 4-1로 달아나면서 초반 기선제압을 확실히 했다.

정은원은 6회말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 안타를 때렸다. 자신의 파울 타구에 오른 발을 맞으면서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 정은원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타석에 복귀, 결국 우전 안타를 터뜨리는 근성 있는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비록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은 실패했지만 1번타자 정은원의 존재 이유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한화가 5-5 동점을 내준 8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정은원이 또 등장했다. 한화는 런 앤 히트 작전을 걸었고 정은원은 우측 외야로 번개 같은 타구를 날렸다. 타구는 우익수 손아섭에게 잡혔고 미처 1루로 돌아오지 못한 이원석이 아웃되면서 더블아웃으로 이닝이 끝나고 말았다. 정은원의 작전 수행 능력을 믿은 한화 벤치의 신뢰였지만 이것이 '결과'로 나타나지 못했다.

한화는 결국 연장 10회 접전 끝에 5-7로 역전패했다. 속절 없는 7연패 수렁. 정은원이 돌아와 분위기를 띄우려 애를 썼지만 그것이 한화의 연패까지 끊지는 못했다.

[정은원.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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