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화 최재훈의 놀라운 변신, 4할 출루율 포수 성장기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때 한화는 포수 때문에 고민이 참 많았다. 최근 몇 년 간 한화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여러 명의 포수들이 한화 유니폼을 입었지만 안방을 확실하게 지킬 수 있는 포수를 찾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한화는 포기하지 않고 포수 보강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트레이드를 통해 최재훈(30)을 영입하면서 그 고민을 해소했다. 어느덧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한 최재훈은 올 시즌 팀의 70경기 중 65경기에서 마스크를 쓰면서 든든히 안방을 지키고 있다. 타격도 일취월장해 타율 .298로 3할 타율을 기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최재훈의 기록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출루율이다. 타율이 .298인데 출루율은 1할 2푼이나 높은 .418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삼진은 30차례 당했는데 볼넷은 1개 많은 31개를 골랐다.

사실 최재훈은 4할대 출루율과 거리가 먼 선수였다. 지난 해 출루율은 .337였고 볼넷은 20개를 고르는데 만족했다. 통산 출루율도 .333로 그리 높지 않다. 최근 허벅지 통증으로 인해 몸 관리에 집중하면서 규정타석(한화 217타석)을 완전히 채우지는 못했지만 최재훈이 거둔 209타석의 결과는 분명 예년과는 다르다.

최재훈은 올 시즌의 테마를 '출루'로 잡고 있다. "작년에 타격이 너무 안돼 스트레스가 많았다. 타격에서는 출루에 집중하고 있다. 어떻게든 투수를 괴롭히면서 투구수를 늘리고 살아 나가야한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루에 신경을 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하위타선이지만 선두타자로도 많이 나가더라. 리그에 좋은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투구수를 늘리면서 출루에 신경쓰는 게 가장 먼저라고 생각했다"는 최재훈은 "타석에서 집중해서 볼을 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파울로 커트도 하게 되더라. 자신감이 생겼다. 삼진 당하지 않고 물고 늘어지겠다는 마음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상대 선발투수를 빨리 내리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재훈은 타석당 투구수 4.04개를 기록하고 있다. 규정타석을 채우면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갈 수준이다. 최재훈이 타석에서 끈질긴 승부를 하자 상대 투수의 부담도 커졌다. "이제는 투수들이 빠르게 승부를 한다는 느낌이 든다"는 게 그의 말이다.

포수이기에 투수진과 호흡을 해야 하는 리드 면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강인권 코치님이 큰 도움을 주신다. 아직 만족할 단계는 아니다"라는 최재훈은 "투수들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공격적으로 승부하면서 길게 던지는 투수진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투수들과의 대화에서도 '공격적인 피칭'은 핵심 테마다. 특히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절실한 한화이기에 최재훈은 많은 대화를 통해 이들의 공격적인 피칭을 이끌어내려 한다.

"공격적인 피칭을 많이 하자는 이야기를 나눴지만 막상 시즌에 들어가니 (장)민재 빼고는 피하는 피칭을 많이 했다"는 최재훈은 "계속 투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볼넷보다는 안타를 맞아서 투구수를 줄이는 게 낫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전했다. 절반 정도 남은 올 시즌의 목표 역시 "투수진의 안정"이라고 말하는 그는 점차 투수진이 나아질 것이라 믿고 있다.

한화는 지난 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기세를 아직까지는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최재훈은 아직 기회의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이 올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경기가 많이 남아있다. 팬들께서 실망을 많이 하신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팬들이 즐거운 야구를 해야 하는데 보여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 투수진이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고 타선도 터진다면 우리도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재훈.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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