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요키시, 류현진 투구도 참고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LA 다저스)은 나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공부가 됐다."

키움 외국인투수 에릭 요키시가 완전히 달라졌다. 4일 고척 SK전(5⅔이닝 4피안타 4탈삼진 1사사구)을 시작으로 9일 잠실 두산전 완투완봉승(9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15일 고척 한화전(7이닝 7피안타 11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까지 21⅔이닝 연속 무실점했다.

4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이 3.16까지 떨어졌다. 리그 8위. 그동안 6회만 되면 피안타율이 급증했다. 사사구도 늘어났다. 하지만, 최근 그런 모습을 완전히 지웠다. 15일 한화전 6~7회에 안타 1개씩 맞았으나 후속타를 내주지는 않았다.

요키시는 파워피처가 아니다. 좌완으로서 좋은 디셉션과 투심,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삼는 기교파 투수다. 약점이 불거지자 전담포수 교체(이지영에서 박동원으로), 볼배합 변화, 다각도의 연구 등 적극적으로 대처했고, 결실을 맺었다.

요키시는 15일 고척 한화전 직후 "최근 좋은 결과를 낸 건 전적으로 포수의 영향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지영과 박동원의 미묘한 스타일 차이가 있다. 좋거나 나쁨이 아닌 분위기 환기의 효과만 있었다는 해석이다.

그러면서 요키시는 "미국에서도 시즌 중반이 되면 페이스가 올라왔다. 6회가 되면 피안타율이 높아지는 약점을 고치려고 노력했다. 공격적으로 투구한다. 포수도 공격적으로 리드하고, 투구템포도 빠르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공격적인 투구가 게임플랜의 단순화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상대별 맞춤 전략이 효과를 봤다. 요키시는 "두산 타자들에겐 패스트볼, 한화 타자들에겐 변화구를 많이 섞었다"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른 대응능력이 탁월한 타자가 즐비한 두산 타자들에게 빠른 공으로 의표를 찔렀다. 패스트볼에 강한 한화 타자들에겐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패스트볼의 경우 "나는 파워피처가 아니다. 제구가 중요하다. 무브먼트에 신경 썼다"라고 말했다. 변화구의 경우 커브의 비중을 높인 게 눈에 띈다. 요키시는 "좌타자를 상대로도 커브를 과감하게 던졌다"라고 말했다.

다른 투수들의 투구내용도 참고했다. 요키시는 "제구력이 좋은 투수는 많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카일 헨드릭스(시카고 컵스)다. 국내에선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이상 LG), 김광현(SK), 양현종(KIA)이다. 이들의 영상을 지켜봤다"라고 말했다.

세계최고의 좌완 기교파 류현진의 투구도 요키시에겐 좋은 참고자료다. 그는 "류현진은 나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정말 제구력이 좋다. 최근 슬라이드 스텝이 좋지 않았는데, 류현진 경기를 보고 보완했다.(류현진의 슬라이드 스텝은 상당히 빠르다) 공부가 됐다"라고 말했다.

최근의 좋은 페이스는 언제든 떨어질 수 있다. 아직도 시즌은 절반이 남았다. 그러나 요키시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자세 역시 좋다. 남은 시즌도 기대해 볼만한 이유다.

[요키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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