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맞아? 한 이닝 8사사구로 자멸한 LG 마운드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선수가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심각한 LG 마운드의 제구력이었다.

LG 트윈스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9차전에서 3-5로 패했다. 전날 한 점차 승리의 기운을 잇지 못하며 주말 3연전을 루징시리즈로 마감. 잠실 라이벌 두산 상대 전적도 9전 3승 6패가 됐다.

초반 흐름은 좋았다. 데뷔 첫 선발에 나선 최원준을 상대로 1회와 2회 연달아 득점한 것. 1회 선두타자 이천웅의 안타에 이어 희생번트를 시도한 정주현이 투수 실책으로 출루했고, 김현수가 볼넷을 얻어 무사 만루가 됐다. 이어 4번타자 토미 조셉이 중견수 앞으로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이어 오지환의 인정 2루타로 얻은 1사 2루에선 이천웅이 달아나는 적시타에 성공.

3-0으로 앞선 2회말 재앙이 발생했다. 제구가 급격히 흔들린 선발 임찬규가 선두타자 박건우-오재일의 연속 볼넷과 박세혁의 사구로 무사 만루를 자초했다. 이어 포수 글러브를 훌쩍 넘기는 폭투로 첫 실점했고, 김재호를 볼넷 출루시키며 다시 무사 만루를 만들고 불펜서 급하게 몸을 푼 임지섭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임지섭의 제구력도 심각했다. 첫 타자 류지혁의 밀어내기 볼넷을 시작으로 정수빈의 야수선택으로 바뀐 1사 만루서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다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최주환을 루킹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김재환을 밀어내기 사구, 박건우를 밀어내기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추가 2실점했다. 이후 후속타자 오재일에게도 볼 2개를 연달아 던졌고, 결국 김대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씁쓸히 마운드서 내려왔다.

LG 마운드의 사사구 행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대현이 5회 1사 2루와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각각 볼넷을 내줬으며, 7회 2사 2루서 진해수가 볼넷을 기록하며 총 12사사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불명예 진기록도 쏟아져 나왔다. 2회 볼넷 6개로, 한 이닝 최다 볼넷 타이기록에 도달했고, 역시 2회 8사사구로 한 이닝 최다 4사구 타이 기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또한 두산의 역대 최초 한 이닝 무안타 타자일순, 한 이닝 무안타 최다 득점(5점) 신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임찬규(첫 번째), 임지섭(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