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개명…두산 최원준, 마침내 찾아온 첫 선발 등판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두산 잠수함투수 최원준이 선발 마운드에선 어떤 투구를 펼칠까.

두산 김태형 감독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9차전 선발투수로 최원준을 예고했다. 2017 1차 지명 최원준의 데뷔 첫 선발 등판이며, 앞선 2경기서 1승 1패를 기록한 두산은 2연속 위닝시리즈를 노린다.

최원준의 데뷔 첫 선발 등판은 세스 후랭코프의 부상과 대체 선발 이현호의 부진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다승왕 후랭코프는 우측 어깨 이두건염으로 지난달 20일 2군으로 내려가 아직 복귀를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이현호가 로테이션에 합류해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웠지만 5일 KIA전(2이닝 4실점)과 11일 한화전(1이닝 1실점)에서 연달아 고전했다. 결국 김 감독은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최원준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신일고-동국대를 나온 최원준은 2017 1차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특급 유망주다. 당시 이름은 최동현. 그러나 첫 선발투수로 예고되기까지 엄청난 우여곡절이 있었다. 대학교 4학년 시절이던 2016년 MCL(내측측부인대) 수술을 받은 뒤 재활 기간 두산의 1차 지명을 받는 감격을 누렸지만 그해 10월 갑상선 암이 발견돼 우측 갑상선을 떼어냈다. 이후 완치 판정의 기쁨도 잠시, 2017년 12월 다시 갑상선암이 발견돼 다른 쪽 갑상선을 제거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다 보니 자연스레 구위와 구속이 떨어졌다. 2018시즌 마침내 프로 첫 등판의 꿈을 이뤘지만 6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0.61에 그쳤다. 수술에 부진까지 겹친 그는 2018년 9월 개명을 결정했다. 당시 작명소에서 최우영, 최현서, 최원준 등 3개의 이름을 제시했고, 최원준은 높을 준(峻)이 들어간 지금의 이름을 택했다. 더 이상 부상 없이 올라갈 일만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고른 이름이었다.

이름을 바꾼 최원준은 갖고 있던 부상을 모두 떨쳐내고 오프시즌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그리고 올 시즌 7경기 1패 평균자책점 1.17로 노력을 보상 받고 있다. 5월 12일 시즌 두 번째로 1군에 등록된 그는 5일 KIA전(4이닝 무실점), 11일 한화전(4⅓이닝 1실점) 연이은 호투로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 감독은 “이전과는 다르다. 이제야 구속이 드디어 나온다. 자신감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흡족해했다.

LG 상대로는 지난해 두 차례 등판했는데 모두 구원으로 나서 8월 1일 ⅔이닝 1실점, 9월 29일 2이닝 5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올해는 첫 등판이다. 선발 등판은 크게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올해 퓨처스리그서 주로 선발 보직을 수행하며 7경기(21이닝) 4승 무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0.86으로 호투했다. 우여곡절 끝에 찾아온 첫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최원준이 펼칠 투구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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