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홀드 2위, 조상우 공백 버텨내는 키움 불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조상우가 빠졌다. 그러나 키움 불펜은 버텨내고 있다.

조상우와 김동준이 부상으로 동시에 빠진 키움 불펜. 단 4경기에 불과했지만, 잘 버텨냈다. 불펜 투수들이 금주 3승에 크게 기여했다. 공교롭게도 키움은 조상우와 김동준이 이탈한 직후 연일 박빙 승부를 벌였다.

11일 창원 NC전서 선발 최원태가 4이닝 8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그러나 신재영~윤영삼~한현희~김상수~오주원이 6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12일 창원 NC전의 경우 선발 이승호가 5이닝 4실점했다. 이후 김성민~한현희~김상수~오주원~윤영삼이 또 다시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14일 고척 한화전서는 안우진이 6이닝 5실점했다. 윤영삼도 1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다. 그러나 김상수와 오주원이 2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그 사이 타자들이 7회 응집력을 발휘, 역전승을 완성했다. 기본적으로 7회 2사 후 타선 집중력이 돋보였다. 그에 못지 않게 김상수가 8회 1사 1,2루 위기서 제라드 호잉과 김태균을 범타와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도 인상적이었다. 홀드를 따냈다.

흥미로운 건 리그 홀드 1,4위를 달리는 김상수(16개), 한현희(11개)의 역할 고정이다. 키움 불펜에서 실질적으로 조상우 다음으로 가장 안정적인 카드는 김상수다. 시즌 초반 새 공인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주춤했다. 그러나 6월 들어 7경기 6⅔이닝 무실점, 철벽 행진이다. 작년에도 조상우가 성폭행 스캔들로 이탈하자 마무리투수를 맡았다.

그러나 올 시즌 장정석 감독은 조상우가 이탈한 뒤 김상수를 마무리투수로 기용하지 않는다. 오주원이 2경기, 윤영삼이 1경기를 각각 마무리했다. 한현희 역시 철저히 셋업맨으로 기용한다. 김상수와 한현희가 셋업맨으로 좋은 흐름을 탄 상황서 굳이 마무리의 부담을 짊어지게 하지 않았다.

올 시즌 키움은 38홀드로 SK(43개)에 이어 리그 2위다. 홀드 자체가 불펜의 강력함을 전부 설명하지 않는다. 경기 막판 역전패를 당해도 홀드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박빙 리드서 마운드 운용이 비교적 매끄러웠다는 증거다. 조상우, 한현희 외에 오주원, 윤영삼(이상 3개), 김동준(2개), 김성민, 이보근, 이영준(이상 1개)이 각각 홀드 맛을 봤다.

조상우가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어쩌면 키움 불펜은 꽤 오랫동안 팀 홀드 2위의 힘으로 버텨야 할지도 모른다. 김상수와 한현희가 7~8회 고비를 잘 막아내면, 그래서 홀드를 적립하면 마무리 경험이 부족한 다른 구원투수들도 자신들의 역할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김상수나 한현희가 마무리로 나오는 그림도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다)

장 감독은 조상우와 김동준이 이탈하자 "작년에도 부상자가 많을 때 다른 선수들이 잘 해줬다"라고 말했다. 출발은 좋다. 좀 더 표본이 쌓이면 조상우와 김동준 없는 키움 불펜의 진짜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다.

[김상수(위), 한현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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