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자 속출, 키움 진정한 저력을 확인하는 시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작년에도 부상자가 많을 때 다른 선수들이 잘 해줬다."

핵심 선수의 부상 및 부진은 장기레이스에서 어쩔 수 없는 숙명이자 사령탑을 괴롭히는 단골 변수다. 최근 키움은 간판타자 박병호의 부진 및 2군행, 선발과 중간을 오가던 우완 김동준과 부동의 마무리 조상우의 부상이라는 악재가 겹쳤다.

그나마 박병호는 이번주까지만 공백을 메우면 된다. 반면 김동준과 조상우는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장정석 감독은 의연하게 대처한다. 박병호의 2군행 결정을 내린 뒤 "작년에도 부상자가 많을 때 다른 선수들이 잘 해줬다"라고 말했다. 실제 장 감독은 올 시즌 초반부터 이런 상황에 대비, 투타 주축들의 에너지 안배를 철저히 했다.(작년 주축 줄부상의 학습효과도 있다)

김혜성, 송성문, 장영석, 김규민 등은 서건창, 이정후, 김하성 등의 작년 부상 공백을 훌륭하게 메운 대체 자원이었다. 장영석은 올 시즌 주전을 꿰찼다. 김혜성과 김규민은 확실한 주전은 아니다. 그래도 로테이션 핵심 멤버다.

결과적으로 주축들의 줄부상에 의한 백업자원들의 재발견 및 경험은 작년 포스트시즌 돌풍의 뼈대가 됐다. 나아가 올 시즌 1군 운용폭까지 넓혔다. 박병호, 김동준, 조상우가 한꺼번에 이탈한 현재의 키움도 좀 더 시선을 넓히면 일종의 기회다.

박병호의 공백은 제리 샌즈가 메운다. 4번 1루수다. 박병호 대신 4번을 맡자 22타수 4안타로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다. 대신 샌즈가 빠진 외야에 김규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김규민은 11일 창원 NC전서 3안타를 때렸다. 12일 창원 NC전서는 연장 11회에 결승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허정협 대신 1군에 올라온 외야수 박정음, 퓨처스리그에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내야수 김은성, 임지열, 김주형 등에게도 기회다.

조상우 공백 메우기는 11~12일 경기를 보면 기존 필승계투조(김상수, 오주원, 한현희, 윤영삼)가 조금씩 분담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다만, 현 시점에선 조상우와 김동준의 복귀 시기를 알 수 없다. 공백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때문에 마운드에서도 새 얼굴들이 나와야 한다. 일단 사이드암 양현이 1군에 올라왔다. 예년과 달리 중간계투로 시즌을 준비한 신재영, 마이너리그 출신 신인 좌완 윤정현도 있다. 우완 신인 양기현도 최원태의 두 번째 휴식기를 틈타 1군에 등록됐다. 일단 신재영은 11일 NC전서 2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투구를 했다. (16일 고척 한화전 선발 등판 가능성도 있다)이들이 김동준 역할만 분담해도 성공이다.

장 감독은 김동준과 조상우가 이탈하기 전 "윤정현도 기회가 되면 1군에서 확인을 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현재 상황이 급변해 윤정현도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다. 투수 1명이 소중한 시점이다.

키움은 박병호 이탈 후 6경기서 5승1패다. 조상우와 김동준이 동시에 이탈했음에도 NC를 상대로 적지에서 4연승을 완성,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그러나 여전히 지속적으로 플랜B를 가동해야 하는 비상 체제다. 박병호, 조상우, 김동준 이탈로 팀 전력이 약해진 건 분명하다. 개별 구간에선 언제든지 성적 하락이 일어날 수 있다.

키움은 유망주, 플랜B들의 역할 설정 및 성장 플랜 수립을 잘 하는 구단 중 하나다. 작년 사례처럼 장기적으로는 지금이 또 다른 기회다. 장정석 감독의 위기관리능력과 함께 키움 뎁스의 진정한 저력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키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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