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실책에도 흔들리지 않은 류현진, 무표정 그대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LA 다저스)은 마운드에서 항상 표정이 없다. 동료들이 실책 3개를 했는데도 류현진의 무표정은 변함 없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일전에 "현진이는 마운드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웃었다. 위기에 몰렸다고 해서 절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는 강인한 멘탈을 칭찬한 것이다. 5일(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가 그 결정체였다.

이날 LA 다저스 야수진은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을 때 3개의 실책을 범했다. 우선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애덤 존스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져 3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그러나 3루수 맥스 먼시가 1루에 악송구, 공이 1루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존스에게 2루 안전 진루권이 주어졌다.

그런데 후속 데이비드 페랄타에게 포심패스트볼로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음에도 유격수 코리 시거가 공을 잡았다 놓쳤다. 포구 후 그립을 다시 잡는 과정에서 공이 손에서 빠져나갔다. 뜻하지 않은 2사 1,3루 위기.

그러나 류현진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숨을 고르며 한 템포씩 쉬어가는 여유까지 선보였다. 결국 크리스티안 워커를 풀카운트서 체인지업으로 빗맞은 땅볼을 유도, 직접 타구를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이후 다저스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은 돋보였다. 3회 투수 테일러 클라크에게 빗맞은 타구를 유도, 직접 잡은 류현진의 악송구가 한 차례 나왔으나 우익수 코디 벨린저가 재빨리 수습, 2루에 들어가던 클라크를 잡아내는 호수비를 보여줬다.

그러나 7회 다시 실책이 나왔다. 1사 1루서 일데마로 바르가스에게 체인지업으로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6-4-3 더블플레이가 예상됐다. 그러나 유격수 시거가 2루 커버를 들어온 2루수 키케 에르난데스에게 악송구했다. 1사 1,3루 위기.

이닝을 마쳐야 했으나, 류현진은 다시 공을 던졌다. 닉 아메드를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 이번에는 완벽한 6-4-3 더블플레이를 이끌어냈다. 류현진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천천히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야수들의 실수마저 류현진이 감쌌다. 그러고도 무실점. 왜 그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인지 입증된 한 판이었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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