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핑 투혼’ 두산 유희관, 무위에 그친 4전 5기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4전 5기’를 노렸지만, 수원에서의 첫 승은 또 다시 무산됐다. 두산 베어스 투수 유희관이 KT 원정경기서 또 승리를 따내는데 실패했다.

유희관은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유희관은 7이닝 동안 105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두산이 접전 끝에 2-3으로 패, 유희관의 시즌 3승도 무산됐다.

유희관은 유독 수원만 오면 작아졌다. KT가 지난 2015년 1군 무대에 진입한 후 총 4차례 선발 등판했지만, 번번이 패전투수에 그쳤다. 퀄리티스타트를 한 차례도 작성하지 못했고, 지난해 7월 12일에는 2이닝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0탈삼진 7실점(7자책) 난타를 당했다. 유희관의 KT 원정 평균 자책점은 7.29에 달했다.

하지만 약 10개월 만에 수원 마운드에 오른 유희관은 대단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타선이 금민철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7회말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제몫을 한 것. 이때까지 유희관은 단 1득점을 지원받는데 그쳤지만, 3차례 득점권 찬스를 내줬음에도 KT 타선의 후속타를 봉쇄했다.

돌발 변수도 극복했다. 유희관은 두산이 1-0으로 앞선 6회말 선두타자 강백호의 타구에 왼발을 맞은 후 고통을 호소했다. 약 5분 후 일어선 유희관은 2차례 공을 던진 후 테이핑 조치까지 받았다. 자칫 투구 밸런스가 깨질 수도 있는 위기였다.

위기상황이었지만, 유희관은 흔들리지 않았다. 유희관은 멜 로하스 주니어를 2루수 라인드라이브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고, 계속된 1사 1루에서는 유한준의 6-4-3 병살타를 유도했다. 뿐만 아니라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KT 타선을 삼자범퇴 처리, 2경기 연속 7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유희관의 KT 원정 첫 승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두산은 2-0으로 앞선 9회말 황재균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유희관의 승이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두산은 이어 10회말 송민섭에게 끝내기안타까지 내줘 역전극의 희생양이 됐다.

두산으로선 유희관이 좋은 구위를 유지한 게 그나마 얻은 소득이었다. 유희관은 지난 시즌에 6년 연속 10승을 달성했지만, 경기력 자체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기복이 큰 모습을 보여 29경기서 10승 10패 평균 자책점 6.70을 기록한 것. 평균 자책점은 상무에서 상무 제대 후 치른 시즌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였다.

유희관은 올 시즌을 맞아 부활했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고, 지난 16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약 2년만의 완투승(9이닝 5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1실점)을 따내기도 했다. 다만, 유희관으로선 ‘KT 원정징크스’ 탈출을 또 다시 다음으로 미룬 게 옥에 티로 남게 됐다.

▲ 유희관 통산 KT 원정경기 성적

2015.8.22 패전 7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4실점(4자책)

2016.6.8 패전 7이닝 10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8탈삼진 5실점(4자책)

2017.8.20 패전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2실점(2자책)

2018.7.12 패전 2이닝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0탈삼진 7실점(7자책)

2019.5.23 노 디시전 7이닝 5피안타 1볼넷 0탈삼진 무실점

[유희관.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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