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G 7승 대결’ KT, 일시적 상승세 아님을 증명했다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최근 10경기에서 나란히 7승의 상승곡선을 그린 팀들의 만남. 최후에 웃은 쪽은 KT였다.

KT 위즈는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홈경기에서 접전 끝에 12-7로 승리했다. 두산의 5연승을 저지한 7위 KT는 6위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를 3경기로 줄였다.

KT, 두산은 최근 기세가 가장 뜨거운 팀들이었다. KT와 두산은 최근 10경기에서 나란히 7승을 따냈고, 이는 10개팀 가운데 가장 많은 승수였다. 순위는 1위와 7위로 큰 차이가 있었지만, 최근 기세만큼은 KT도 대단히 좋았다는 의미다. 실제 KT는 이 기간에 9연속 위닝시리즈 행진 중이던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따내기도 했다.

물론 객관적 전력은 두산이 KT에 월등히 앞선다. 두산이 SK 와이번스나 NC 다이노스 등 강팀들과 많이 만난 반면, KT는 하락세인 KIA 타이거즈나 롯데 자이언츠와 맞대결이 있었던 것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실제 이강철 감독은 최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3연전 기간 도중 “팀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는데 곧 두산을 만난다”라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러나 3연전의 첫 날 경기만큼은 양 팀의 순위나 객관적 전력보단 최근 기세가 보다 두드러졌다. KT는 선발투수 김민이 경기 초반 제구 난조를 보여 2회초까지 2실점했지만, 이후 3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쳐 실점을 최소화했다.

김민이 점차 안정감을 보여주자 타선도 응집력을 발휘했다. 5회말 흔들린 이영하를 상대로 대량득점 찬스를 잡았고,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승회까지 공략해 전세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한 것.

KT는 이후 고질적인 수비 문제를 드러내 다시 흐름을 넘겨줬지만, 뒷심싸움에서는 밀리지 않았다. KT는 7-7 스코어가 계속된 8회말 2사 이후 강백호(안타)-멜 로하스 주니어(볼넷)의 연속 출루로 2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KT는 이어 유한준이 평범한 내야 땅볼에 그쳤지만, 3루수 류지혁이 송구 과정서 실책을 범한 사이 1득점을 올렸다.

KT는 상대 실책으로 편승한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KT는 황재균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서 박경수가 싹쓸이 2루타까지 터뜨렸다. KT가 사실상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경기시간이 길어져 집중력이 필요한 시점. KT가 찬스를 놓치지 않은 셈이었다.

KT는 이날 경기 포함 최근 12경기에서 9승을 따내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 빠졌지만, 점차 투타 밸런스가 살아나 승수를 쌓는 데에 가속도가 붙은 셈이다.

하지만 이제 첫 단추를 채웠을 뿐, 상승세 중인 KT에게 이번 주 일정은 ‘산 넘어 산’이다. KT는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와 이대은이 나란히 1군에서 이탈, 당분간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하는 데에 차질이 생겼다. 오는 22일 배제성이 임시 선발 역할을 맡을 예정이지만, 오는 28일부터 치르는 SK와의 원정 3연전에서는 불펜을 가동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은 “두산과 다시 만날 때(5월 31일~6월 2일) 1명만이라도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럼 마운드의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KT가 상승세 속에 찾아온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게 가능할까. 올 시즌 KT의 진짜 저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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