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후 2개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롯데의 고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민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2019시즌에 들어가기 전 롯데의 가장 큰 고민은 포수와 4~5선발이었다. 구단은 FA 시장에 나온 양의지를 잡지 않았다. 양상문 감독은 나종덕-안중열-김준태가 적절한 경쟁을 하면서 성장하기를 바랐다.

양 감독은 포크볼을 장착한 장시환에게 4선발을 맡겼다. 5선발은 윤성빈-송승준, 박시영-김건국의 1+1 조합을 택했다. 이들의 장점을 극대화, FA 계약이 불발된 노경은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양 감독은 시즌 초반 타순을 거의 고정하면서 주전과 백업의 역할을 확실하게 구분했다. LG 사령탑 시절처럼 마운드 분업 및 과부하 방지로 지난해 틀을 잡은 불펜을 견고하게 유지하려고 했다.

2개월이 흘렀다.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일단 포수 고민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나종덕은 32경기서 타율 0.163 4타점 4득점이다. 19일 고척 키움전서는 4회말에만 네 차례 캐칭 및 블로킹 실수를 했다. 안중열은 21경기서 타율 0.156 2득점. 2군에 있는 김준태는 29경기서 타율 0.167 7타점 6득점.

롯데는 43개의 폭투로 최다 1위다. 2위 한화(26개)보다 월등히 많다. 물론 투수의 실수도 있었다. 그러나 폭투는 포수의 캐칭, 블로킹 능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롯데 포수진의 약점이 드러나는 대목. 포수가 안정적으로 캐칭, 블로킹을 하면 자연스럽게 투수가 심리적 안정감을 갖는다.

4~5선발 고민도 시원스럽게 해결된 건 아니다. 장시환은 허리 근육통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9경기서 2승4패 평균자책점 6.19.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다만,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걸 감안해야 한다. 기복은 있지만 돌아와도 강점을 믿고 기회를 줄 필요는 있다.

5선발 1+1은 완벽한 실패로 돌아갔다. 윤성빈, 송승준, 박시영, 김건국 모두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박시영이 잠시 추가로 기회를 잡았으나 부진하며 불펜으로 돌아섰다. 4~5선발뿐 아니라 외국인투수 제이크 톰슨도 기복이 있다. 현실적으로 에이스 브룩스 레일리와 김원중을 제외하면 안정적인 카드가 없다. 레일리마저 야수들과 궁합이 맞지 않아 10경기 중 6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음에도 1승에 그쳤다.

지난 2개월간 고민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한데다 믿었던 타선과 불펜에도 균열이 생겼다. 타자들의 줄부상에, 불펜투수들도 작년과는 달리 집단 부진에 시달렸다. 결국 투타밸런스가 완전히 깨지면서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양상문 감독도 "부상자가 많이 나오면서 선수들의 피로도가 크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유일한 희망은 부상자들의 회복 및 복귀다. 일단 톱타자 민병헌이 이번주부터 퓨처스리그에 나선다. 1군 복귀 시점이 임박했다. 중간계투 박진형 역시 퓨처스리그서 착실히 빌드업한다. 몇 경기 더 소화한 뒤 1군에 가세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 외에도 카를로스 아수아헤, 한동희, 고승민, 선발요원 박세웅 등 여전히 돌아와야 할 부상자가 적지 않다. 허일, 강로한, 오윤석 등이 반짝 힘을 냈다. 이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건 수확이다. 그러나 풀타임 경험이 부족하다. 어려움이 없을 리 없다. 부상자들이 가세해서 야수진 운용의 옵션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불펜은 손승락이 2군에 다녀온 뒤 셋업맨으로 전환했다. 구승민과 고효준이 마무리투수와 셋업맨을 분담한 상황. 양 감독도 "불펜은 역할을 바꾼 뒤 좀 안정됐다"라고 평가했다. 타선과 불펜의 안정감을 좀 더 끌어올려 다른 파트의 약점을 최소화할 필요도 있다. 민병헌과 박진형의 건강한 가세는 그래서 중요하다.

17승30패 9위. 최하위 KIA에 1.5경기 앞섰고, 5위 LG에 8.5경기 뒤졌다. 현실적으로 전반기 내에 반등하지 못하면 5강권 도약은 어려워진다. 힘겨운 상황이다.

[롯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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