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에 갈린 명암’ 흔들린 삼성, 두산이 놓칠 리 없었다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강팀과 약팀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삼성은 연달아 실책을 범하며 위기를 자초했고, 두산은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는 16일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1-4로 패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롯데 자이언츠와 공동 7위였던 삼성은 2연패에 빠졌다.

5회까지는 양 팀 선발투수들의 호투가 펼쳐졌다. 두산은 유희관이 1회초 다린 러프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아 선취득점을 내줬지만, 이후 추가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삼성 역시 원태인이 2회말 동점을 내줬지만, 3회말부터 3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유희관에 맞불을 놓았다.

신인 원태인의 호투를 앞세워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던 삼성은 6회말 급격히 무너졌다. 내야진의 실책이 빌미가 됐다. 1사 후 박건우에게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를 내준 삼성은 김재환의 내야 땅볼을 유도, 급한 불을 끄는 듯했다. 하지만 2루수 김상수를 평범한 타구를 놓쳤고, 삼성은 1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실책은 이후 또 나왔다. 삼성은 원태인이 2루 주자 박건우에게 도루를 내줘 1사 1, 3루에 몰렸으나 오재일의 투수 땅볼을 유도해 위기서 벗어나는 듯했다. 1-6-3 병살타도 기대할 수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너무 여유가 있었던 걸까. 삼성은 유격수 박계범이 공을 놓쳐 아웃카운트가 아닌 1실점이 늘어났다.

동점 상황서 6회말을 마칠 수 있는 상황을 놓친 원태인은 이후 김재호, 류지혁에게 각각 1타점씩 내준 끝에 6회말을 마무리했다. 삼성 내야진의 실책이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진 셈이었다. 실책에 의해 주도권을 넘겨준 삼성은 결국 이후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한 끝에 경기를 마쳤다.

두산은 공수에 걸쳐 대단히 짜임새가 좋은 팀이다. 타선의 응집력이나 선발투수들뿐만 아니라 야수들도 탄탄한 수비력을 갖춰 오랫동안 강한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두산은 이날 경기 포함 46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23개의 실책을 기록했고, 이는 10개팀 가운데 가장 적은 수치다.

반면, 삼성의 수비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학주가 최정(SK)과 더불어 KBO리그서 가장 많은 10개의 실책을 범하는 등 이날 경기 전까지 팀 실책이 37개에 달했다. 평균 0.86개의 실책을 기록 중이었으며, 이는 롯데 자이언츠와 더불어 2번째로 높은 기록이었다. 가장 실책이 많은 팀은 KT 위즈(총 41개, 평균 0.91개)였다.

축적된 데이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두산은 지난 15일에 이어 흔들림 없는 수비로 호투를 펼친 유희관에게 힘을 실어줬다. 반면, 삼성은 내야진이 연달아 실책을 범하며 무너졌고, 원태인이 두산을 상대로 작성한 퀄리티스타트도 빛이 바랬다. 극명히 드러난 강팀 두산과 약팀 삼성의 차이였다.

[원태인.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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