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현의 오아시스] 김수미의 욕을 들으면 왜 기분이 나쁘지 않을까

[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배우 김수미의 욕설은 다르다. 통쾌한 욕이란 이런 것이다.

김수미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에 출연해 욕을 듣고 싶은 사람들에게 '맞춤 욕'을 해준다.

한 시청자가 "회사에 가기 싫다"고 하자 김수미는 "너는 가난을 좋아하는 놈이다. 빚쟁이에게 목숨을 위협 당하고 발로 차여봐라. 놀면서 돈이 얼마나 절실한지 깨달아보라"고 욕을 선사한다. "다이어트에 계속 실패한다"는 시청자에게 김수미는 "한 번뿐인 인생 멋대로 살아라. 고지혈증, 당뇨병 등 모든 병을 얻어라. 비만은 곧 죽음의 길"이라고 욕을 한다.

욕인데, 시청자들은 "정신차렸다"고 한다. 심지어 "덕담으로 들린다"는 시청자도 있다. 대중은 김수미가 욕설을 내뱉어도 기분 나쁘다 하지 않는다. 김수미 역시 자신의 인기 비결로 "욕을 시원하게 하니까" 할 정도다.

김수미의 거침없고 맛깔나는 '충격욕법'은 정신을 확 차리게 만든다. 주변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던 솔직한 충고를 김수미로부터 듣게 되는 것이다. 반감이 생기지 않는 것도 김수미 특유의 화끈한 욕은 거칠지만, 그 속에 솔직하고 진실된 위로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김수미가 욕만 하는 게 아니다. 그는 자신을 낮추고 솔선수범했다.

'언박싱'(박스 개봉) 콘텐츠 중 철판 아이스크림을 만들다 실패하자 김수미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개그맨 장동민이 이를 개밥에 비유하니 고개를 숙이고 아이스크림을 허겁지겁 먹으며 실패를 폭소의 현장으로 이끌었다.

기부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에서 기부를 독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김수미는 본인이 먼저 200만 원을 선뜻 기부하기도 했다.

연기 인생 48년차 대선배는 몸을 사리지 않으며 후배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게 김수미의 욕설에 반감이 아닌 공감이 드는 이유다. 대중과 하나가 되길 거부하지 않는 김수미다.

특히 김수미의 욕설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진심 어린 걱정과 충고다. 그 진심을 알기에 대중은 앞으로도 김수미의 욕을 찾아 들을 게 분명하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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