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들’ 홍승완 감독 “박형식은 영리한 배우, 악역을 해도 잘할 것”[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배심원들’은 박형식의 첫 영화 데뷔작이다. 첫 촬영 때 “배심원이 우리나라에 있는지 처음 알았는데요”라는 장면을 27번 촬영했다. 박형식은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정말 당황하고 멘탈이 나가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홍승완 감독은 이에 대해 “당시 현장에서 난리가 났다”면서 “나중에 들었는데 ‘저 신인감독이 언제 영화 찍으려고 그러나’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고 말했다.

“저도 처음이라 잘 하고 싶었어요(웃음). 박형식 배우가 ‘진짜 사나이’ 출연했을 때 아기병사의 느낌이 좋았어요. 권남우 캐릭터 연구하지 말고, 아무 준비 없이 오라고 했죠. 몇 번 촬영을 해도 내가 생각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어요. 무리해서 원하는 장면이 나올때까지 다시 찍었죠. 박형식 배우가 힘들어했지만, 현장 편집본을 보여주니까 수긍을 하더라고요. 그 다음부터 권남우가 됐어요. 촬영장에 박형식이 아니라 권남우가 있었던거죠. 액팅이 아니라 ‘되기(being)’의 방식으로 연기를 했어요.”

그는 박형식이 똑똑하고 영리하다고 했다. 흡수력이 좋았다. 초반 고비를 넘기고 나서 감독이 원하는 연기를 척척 해냈다. 홍 감독은 “맑고 깨끗한 얼굴로 악역을 해도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문소리 배우에게도 고맙죠. 박형식 배우가 27번 촬영할 때, 그 앞에서 태인호 배우와 함께 27번 리액션을 해줬어요. 제가 신인이라 감을 못 잡고 있을 때, 배우들을 다독여주고 파이팅을 불어 넣어주었죠. 정말 고마운 배우입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선고 장면은 최대 난제였다. 과연 어떤 판결을 내리고, 어떤 표정과 목소리 톤으로 연기할지가 관건이었다. 촬영 당일, 문소리는 숙소에서 촬영장까지 1시간 반 동안 걸으며 생각을 다듬었다.

“울림을 주는 연기였어요. 예상하지 못했죠. 실제 방청석에 앉아있던 보조출연자들이 박수를 쳤어요. 그만큼 감동을 주었죠. 역시 대단한 배우더라고요.”

[사진 = CGV 아트하우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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