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호잉의 깜짝 번트, 스스로 내린 결단이었다

[마이데일리 = 대전 윤욱재 기자] 한화와 롯데는 지난 2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숨막히는 혈투를 펼쳤다. 마지막에 웃은 자는 한화였다.

연장 11회말 송광민과 김태균이 연속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득점 가능성을 높였고 제라드 호잉이 투수 앞으로 '깜짝 번트'를 대면서 주자들의 진루를 도왔다. 이때 고효준의 실책이 겹치면서 무사 만루 찬스로 이어졌고 김회성이 좌측 외야로 끝내기 안타를 날려 한화의 5-4 승리로 경기는 막을 내렸다.

한화의 중심타자인 호잉의 번트는 생소한 장면이다. 알고보니 벤치의 작전은 아니었다. 바로 스스로의 결단이었던 것이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호잉 같은 타자에게 번트 사인을 낼 수 없다"면서 "본인이 판단해서 알아서 번트를 대주니까 감독 입장에서 너무 고마웠다"고 호잉의 희생 정신을 높이 샀다.

벤치에서는 어떻게든 1점을 얻기 위해 '이기는 확률'을 높이는데 고민한다. 한 감독은 "사실 (김)태균이의 타석에서도 고민을 했다"며 "장종훈 수석코치에게 '태균이가 번트를 댄 적이 있었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다"고 웃음을 짓기도 했다.

특히 한화에게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지난 21일 안방에서 삼성 외국인투수 덱 맥과이어에게 노히트노런을 내주는 굴욕을 맛봤다. 24일 롯데전은 노히트노런을 당하고 치른 첫 경기였기에 어떻게든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다. 선수들은 고군분투했고 그 과정에는 스스로 번트를 선택한 호잉의 희생 정신도 있었다.

[호잉.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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