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새싹들이 말하는 KBL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람들"①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L 2018-2019시즌이 끝났다. 10개 구단만큼 뜨거운 시즌을 보낸 사람들이 있다. 새롭게 합류한 KBL 식구들이다.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언론과 소통하는 홍보팀에도 새싹이 돋았다.

25일 KBL에서 홍보팀 막내 이희영 사원, 한지수 사원을 만났다. 예전에는 농구 팬으로 농구와 호흡했다면, 2018-2019시즌에는 KBL 구성원으로 농구와 호흡했다. 정신 없이 지나간 첫 시즌 얘기를 들어봤다.

-KBL에 입사한 동기와 한 시즌을 보낸 소감이 궁금하다.

한지수 사원(이하 한):2017-2018시즌에 어시스터 활동을 했다. 신입사원 모집 공고가 있길래 해보고 싶어서 지원했다. 본래 콘텐츠 생산에 관심이 많다. 한 시즌이 바쁘게 지나갔다. 팬일 때 농구를 보면 1~4쿼터까지 쭉쭉 보였는데 일하면서 보니 휙휙 빨리 지나간 느낌이다.

이희영 사원(이하 이): 작년 12월에 입사했다. 본격적으로 농구를 보기 시작한 건 2008-2009시즌이었다. 10년째인데, 마치 첫 시즌 같았다. KBL에 들어와서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니까 '이게 나에겐 첫 시즌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경기 결과가 중요했고 경기 자체를 소비한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과정 하나, 하나가 재미있었고 소중했다. 정신 없이 보냈다.

-외부에서 본 KBL과 구성원으로 생활하면서 느낀 KBL의 차이점은.

이: 농구에 관한 모든 건 전부 KBL인줄 알았다. 경기 하나를 봐도 KBL, 굿즈를 봐도 KBL, 선수를 봐도 KBL, 좋은 것도 KBL, 좋지 않은 것도 KBL인 줄 알았다(웃음). KBL이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하고 있고, 전부 KBL이 아니라 복잡한 것들과 얽혀있다는 것을 느꼈다. 시즌 때 포토카드를 제작했는데, 예쁜 물건이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로 얽혀있는 게 많다 보니 사람들이 미리 생각했음에도 현실적으로 하지 못한 것들, 그런 상황들도 있었다.

(실제 기자들도 KBL 직원들과 얘기해보면,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있는데 현실적인 제약으로 구체화되지 못한 케이스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올 시즌 KBL이 팬들과의 거리를 좁히는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창출됐고, 두 신입사원도 큰 몫을 담당했다)

한: 팬일 때는 뭐든지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되는 것 아니야?'라는 말로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들어와서 보니 어떤 업무를 추구하기 위해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근거가 있어야 했다. 다르다는 느낌이었다.

-구체적으로 한 시즌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하다.

한: 어시스터들과 함께 했다. 어시스터 출신이라 3기 친구들을 관리했다. 3기 분들이 정말 잘 해줬다. (KBL 어시스터는 KBL을 사랑하는 팬들이 모여 KBL만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며 KBL을 홍보하고, KBL과 팬 사이의 가교 역할을 담당했다. 1~3기까지 운영했고, 한지수 사원은 2기였다)

이: 농구 기록을 보는 걸 좋아한다. 스토리를 입혀서 기록과 같이 쓰는 걸 좋아한다. 문예창작과 출신이라 글 쓰는 걸 좋아하고, 농구에 애정이 있으니까 잘 하게 됐다. 네이버 포스트와 기사에 '금주의 매치업' 등을 게재했다. (실제 농구기자가 작성한 기사만큼 수준급이었다)

-KBL에 들어와서 본 구성원들은 어땠나.

이: 가장 인식이 바뀐 건 심판이다. 진짜 노력을 많이 하고 잘 해주셨다. 사실 심판이 쉬운 게 아니지 않나. 경기를 보면 같이 뛰는 분들인데 사람들은 선수들 뛰는 것만 볼 뿐, 심판들을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항상 함께 달렸다. 그 순간을 위해 진짜 노력을 많이 하더라. 존경하게 됐다.

한: 나 역시 집행부가 바뀌면서 함께 들어온 뉴 페이스다. 사무총장님과 면담타임이 있을 정도로 세심하게 대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생활을 하는지 궁금해하시더라. 그리고 열린 사고를 가진 분이 많았다. 저희가 낸 아이디어도 전부 반영해주시고, 저희가 조금 부족한 얘기를 하면 더 발전시켜서 콘텐츠로 내놓으셨다. KBL에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많다. 일단 말을 하면 실현이 되게 하려고 노력하셨다.

(시즌 중 KBL은 언론을 대상으로 판정설명회를 두 차례 개최했다. 기자도 한 차례 참가했는데, 심판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현장과 소통하고, 정확한 판정을 내리려는 순수한 의지만큼은 분명히 확인했다. 적어도 기자가 지난 8~9년간 본 KBL 구성원 중 농구에 대한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홍보팀 이수진 대리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다. (이 대리는 두 사람의 사수다. 농구기자들 사이에서도 일을 잘하고 언론 응대에 뛰어난 인재라는 호평이 자자하다)

이: 수진 대리님이 대단하다고 느낀다. 늘 한결 같다. 같은 여자이다 보니 여자들끼리 알 수 있는 감정이나 기분을 잘 캐치해주셨다. 시원시원한 성격이다. 정말 잘 대해줬다. 한번도 차별대우를 받은 적이 없다. 일하는 걸 봐도 대단하다. 수진 대리님 아니면 아무도 못할 것 같은 일이 많았다. 한번은 올스타전 보도자료에 선수들 기록이 나가야 했는데, 그 부분을 정리하니 수진 대리님이 '희영이 없었으면 어떻게 할 뻔 했어?'라고 웃으시더라. 내가 인정을 받았고, 내가 이 조직에서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웃음)

한: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 하는 걸 보고(이수진 대리는 9년차다) 강인하다는 걸 느꼈다. 홍보팀 마스코트이지 않을까. 사실 아플 때 참고 일하기도 했는데 먼저 알아차리실 때도 있었고 정말 감사했다.

-올 시즌 KBL이 팬들과의 소통이 한결 개선됐다. KBL TV 등 눈에 띄는 콘텐츠가 많았다. (올 시즌 KBL이 가장 호평 받은 부분이다. 젊은 팬들과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일정 부분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 (이)혁준 과장님이 주로 일정, 기획을 짠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던데 내색을 하지 않았다. 가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이런 건 어떠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스타전 PR 영상도 기억에 남는데, 선거 컨셉트로 '~당'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대성(현대모비스) 선수가 특히 잘해주셨다.

-팬이었던 시절에 좋아한 선수는? 직원이 된 뒤 실제로 봤는지 궁금하다.

이: 원주 출신이다. 2008-2009시즌부터 동부를 응원했다. 윤호영 선수가 데뷔할 때였다. 오랫동안 좋아한 선수다. KBL에 들어온 뒤 윤호영 선수에게 아이디카드를 보여주기도 했다. '나를 기억하시냐'고 물었더니 윤호영 선수가 '당연하죠. 팬이 많지 않아서요'라고 했다.(웃음)

한: 고양에 살고 있어서 오리온을 좋아한다. 이승현 선수를 보고 팬이 됐는데 상무에 있을 때 KBL에 들어왔다. 입사한 뒤 KBL TV 때문에 고양에 갔는데 예전 생각이 많이 났다. 이승현 선수가 전역 하고 쉬는 날에 경기를 보러 갔는데 팬으로서 했던 행동, 그 느낌이 떠오르기도 했다.(웃음) 실제로 만나지는 못했다.

KBL 새싹들이 말하는 KBL "농구, 한번도 싫었던 적이 없다"②가 27일에 게재됩니다.

[한지수 사원(좌)-이희영 사원(우), 한지수 사원(가운데), 이희영 사원(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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