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내 딸, 며느리는?"…'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시어머니의 이상한 논리 [夜TV]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도 누군가의 딸인데…"

김선영 미디어 평론가가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 방송인 박지윤(34) 시어머니의 며느리를 향한 인식에 대해 지적했다.

25일 오후 방송된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는 자녀들에겐 관대하지만, 며느리에겐 엄격한 시어머니들의 이중적인 면모가 그려졌다.

이날 박지윤은 '며느리와 같이 장 보기'가 버킷 리스트라는 시어머니를 위해 홀로 시댁을 찾았다. 일을 마친 뒤 한달음에 달려갔지만 시부모에게서 "손자는 왜 안 데리고 왔냐"라는 얘기를 들었다.

장을 본 뒤엔 시어머니로부터 '새우 만두' 요리를 배운 박지윤. 그런데 시어머니는 "나는 딸한테는 이런 거 안 가르쳤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시어머니는 "딸은 안타까워서 요리를 못 시켰다. 시집가면 다 하지 않나"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박지윤 남편 정현호는 "여동생뿐만 아니라 저한테도 집안일을 전혀 안 시키셨다"라고 밝혔다.

특히 시어머니는 "딸이 시키지 않았는데도 결혼하니까 집안일을 다 하더라. 몰랐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묵묵히 요리를 하며 듣고 있던 박지윤은 "저는 결혼 전부터 어머니께서 '갑자기 하려고 하면 힘들다' '해야 한다'라며 집안일을 시키셨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뿐만 아니라 박지윤 시어머니는 "오늘 배웠으니까, 앞으로 새우 만두 해줄 수 있냐? 네 신랑도 좋아하고 손주도 좋아하는 음식이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늦은 시각이 돼서야 집에 갈 채비에 나선 박지윤에게 "피곤하겠지만 시누이 집에 들러서 음식을 좀 주고 가라"라고 요청했다.

이에 박지윤은 인터뷰에서 "그건 좀 놀랐다. 우리도 빨리 가야 하는 상황인데"라며 "어머니께서 항상 시누이 좀 챙기라고 하신는데 부담도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VCR을 접한 이지혜는 "왜 며느리한테만…우리 며느리들도 딸인데"라며 탄식을 자아냈다.

박지윤 시어머니의 모습에 대해 김선영 미디어 평론가는 "며느리한테도 여러 역할이 있는데 '아들의 내조자'라는 생각이 너무나 강하신 거다. 며느리도 일하고 출근해야 하지만 아들이 좋아하니까 요리를 해주라고, 딸에게도 갖다주라고 그러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한 인식은 스스로도 갖고 있다. 가장 서글픈 건 시어머니의 버킷 리스트라고 하지만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게 아니었다. 며느리에게 같이 장을 보자고 한 뒤 아들과 딸, 손주를 위한 음식을 가르쳐주지 않았나. 본인보다 가족들을 위한 것이었다. 자신도 정체성이 '누군가의 엄마'라는 인식이 강하다.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어머니도 맞춰서 사셨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연기자 이경택 어머니 또한 며느리 고미호에게 "내 욕심인데, 나는 네가 뭐든지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요구했다.

이에 고미호는 인터뷰에서 남편 이경택에게 "엄마(시어머니)가 나한테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더라. 그런데 슬픈 게 이 세상에서 원하는 걸 다 얻을 수는 없다. 나는 며느리로서 다 잘하는 며느리 될 수가 없는 것 같다"라고 속상한 마음을 보였다.

김선영 평론가는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면서 '슈퍼우먼 콤플렉스'라는 말이 생기지 않았나. 사회 진출은 늘고 있는데 여전히 가사와 육아는 여성이 전담해야 한다는 이런 인식이 만들어낸 스트레스 증후군이다"라며 "미호 씨가 일하면서 자아실현을 하고 즐거워하고 있는데, 시어머니가 그 모습을 긍정적으로 보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오정태 어머니는 '아들 바라기' 면모로 함께 고생한 며느리 백아영을 서운하게 했다. 이날 아들 부부에게 집안일 도움을 받았으나, 오정태 어머니는 연신 "우리 아들 고생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며느리에겐 "넌 뭐 안 했으니까 정태한테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전복이라도 쪄서 줘라"라고 요구했다. 이에 오정태가 "그냥 간단하게 먹자"라고 말렸지만, 어머니는 "너 고생해서 며느리 시키려고 했는데"라고 반응했다.

또한 오정태 어머니는 "정태가 잘된 건 다 며느리 덕분이다. 며느리가 그만큼 애써서 돈을 벌 수 있던 거다"라는 남편의 말에 발끈하기도. 그는 "아들이 잘하니까, 며느리가 따라서 잘한 거다"라고 외쳤다.

이 모습에 이지혜는 "마지막에 며느리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해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라며 씁쓸해했다.

[사진 =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캡처]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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