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붕괴-수비 불안' KIA, 스스로 빠진 8연패 수렁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그 어느 하나도 잘한 게 없었다. 선발투수는 초반부터 난타를 당했고, 야수는 기본을 잃은 수비로 투수를 흔들리게 했으며, 타자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KIA 타이거즈가 이날도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4차전에서 3-10으로 패하며 8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난 14일 인천 SK전 4-2 승리를 끝으로 2연속 스윕패를 당한 뒤 LG에게도 위닝시리즈를 내주며 3연속 스윕패 위기에 처했다.

KIA는 경기에 앞서 주전 2루수이자 핵심전력인 안치홍을 1군에서 제외했다. 사유는 부진이 아닌 출산휴가. 중요한 시기서 KBO리그가 올해부터 시행한 경조휴가의 첫 사례가 되며 타순 및 수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김기태 감독은 안치홍 대신 박찬호를 2루에 투입했고, 류승현이 3루, 전날 좌익수를 봤던 김주찬이 1루를 맡는 내야진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안치홍이 빠진 내야는 1회부터 급격히 흔들렸다. 2루수 박찬호가 첫 타자 이천웅의 타구를 쫓아갔지만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나 우전안타가 됐고, 무사 1루서 1루수 김주찬은 오지환의 타구를 잡아 병살 처리가 아닌 2루 악송구를 범하며 선발 터너를 힘들게 했다. 결국 터너는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에 처했고, 채은성의 희생플라이와 유강남의 내야땅볼로 2점을 먼저 헌납했다.

실책은 0-7로 뒤진 5회에 다시 발생했다. 또 김주찬이었다. 무사 1루서 박용택의 땅볼 타구를 잡아 다시 2루 쪽으로 악송구를 범했다. 앞선 1회와 똑같은 실책이었다. 결국 터너는 계속된 1사 1, 2루 위기서 폭투와 함께 김용의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고 씁쓸하게 마운드를 떠났다.

실책도 실책이지만 터너 자체도 지난 3월 24일 광주 LG전(5이닝 8실점)의 악몽을 떨쳐내지 못했다. 2회 2사 후 5타자 연속 안타를 맞아 대거 4실점했고, 4회에는 오지환의 3루타에 이어 김현수의 내야땅볼로 추가점을 내줬다. 터너의 이날 기록은 4⅓이닝 10피안타 1볼넷 2탈삼진 9실점(6자책). 선발이 조기에 무너지니 전혀 승부가 되지 않았다.

타선 또한 차갑게 식었다. 지독히도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1회 선두타자 이창진이 2루타로 물꼬를 텄지만 류승현의 번트가 투수에 잡혔고, 3회 한승택의 안타, 박찬호의 볼넷으로 얻은 무사 1, 2루에선 이창진의 삼진에 이어 류승현이 병살타로 물러났다. 이후 4회부터 6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1루를 밟지 못했다. 7회 김선빈의 1타점 2루타와 9회 2득점으로 뒤늦게 타선이 터졌으나 이미 승기가 상대에게 기운 뒤였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KIA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KIA 더그아웃(첫 번째), 제이콥 터너(두 번째), 김선빈(세 번째).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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