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석 20~30홈런 가능" 프런트 시절부터 눈 여겨본 사령탑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할 7~8푼에 20~30홈런은 가능하다."

키움 장영석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부터 페이스가 좋았다. 시범경기서도 타율 0.294 1홈런 3타점으로 괜찮았다. 장정석 감독이 시즌 초반부터 지명타자와 3루수로 고루 활용하면서, 장영석은 1~2군을 오가는 선수에서 확실한 1군 전력으로 자리잡았다.

기본적으로 장영석은 한 방 능력이 있다. 통산 애버리지가 0.233일 정도로 정교함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키움은 애버리지가 좋은 타자가 즐비하다. 반면 확실한 토종 홈런타자가 박병호를 제외하면 부족하다. 때문에 키움으로선 장영석이 상당히 매력 있는 스타일이다.

23일 고척 두산전서 무안타에 그쳤다. 그래도 타율 0.297 4홈런 25타점 10득점으로 기대 이상이다. 김재환에 이어 타점 2위. 그만큼 찬스에서 생산적인 타격을 한다는 뜻이다. 득점권타율이 0.394로 상당히 좋다. 27안타 중 9안타가 장타다.

올 시즌 키움은 박병호를 3번 타순으로 끌어올리면서 득점력 극대화를 추구한다. 김하성이 2번, 제리 샌즈가 4번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마땅한 5번 타자가 없었다. 결국 김하성, 박병호, 샌즈가 생산성 있는 타격을 하면, 장영석이 뒤에서 쓸어 담는다. 즉, 시즌 초반 장영석이 키움 타선의 핵심 역할을 한다.

장정석 감독은 "2017년 외국인타자를 바꾸는 과정에서 장영석에게 기회를 줬는데 괜찮았다. 그래서 작년에 기대를 많이 했다. 결과적으로 작년에는 터지지 않았다"라고 돌아봤다. 작년 성적은 93경기서 타율 0.224 7홈런 25타점 24득점. 내야수들의 줄부상으로 시즌 초~중반에 집중적으로 기회를 잡았지만, 주전급으로 자리잡지 못했다. 결국 시즌 막판 김민성, 송성문 등에게 밀려 출전 기회가 확 줄었다.

장 감독이 장영석을 눈 여겨 보기 시작한 건 2년 전이 아니다. 2009년 입단 후부터 꾸준히 지켜봤다. 장 감독은 과거 현대, 히어로즈, 넥센에서 꾸준히 프런트 생활을 했다. 감독이 되기 직전에는 운영팀장을 경험했다. 장 감독은 "내가 보기엔 기회가 부족했다. 기회가 적어서 능력을 발휘하기 위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감독이 아닌 프런트 신분이라 장영석의 기용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었다는 게 장 감독 회상이다. 그는 "프런트들은 그렇게 보는 선수가 있을 것이다. 감독이 되기 전부터 장영석은 꾸준히 기회를 잡으면 한 시즌에 홈런 2~30개를 칠 수 있다고 봤다"라고 회상했다. 그 전에는 "풀타임을 치르면 타율 0.270~0.280에 2~30홈런도 가능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 시즌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달랐다는 게 장 감독 말이다. 실제 장영석은 박병호에게도 많은 조언을 구하는 등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조금씩 실전서 결과도 내고 있다.

장 감독은 "이제는 자신이 1군 선수라는 마음이 굳어졌을 것이다. 그런 심리도 무시할 수 없다. 작년보다 멘탈이 좋아졌다. 결국 본인이 기회를 잡아서 보여줬기 때문이다. 감독은 잘 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석이 올 시즌 어느 정도의 성적을 올릴지 예측할 수 없다. 아직 시즌은 초반이다. 좀 더 표본이 쌓이고, 다른 팀 투수들의 대응과 장영석의 맞대응까지 지켜봐야 한다. 다만, 시즌 초반 장영석의 활약은 장 감독이 선수를 보는 안목이 있다는 걸 알게 해주는 사례다.

[장영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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