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패' KIA, 김민성 만루포에 무너진 마운드 플랜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KIA 마운드가 김민성의 한방에 고개를 숙였다.

KIA는 23일 잠실 LG전 선발투수로 양승철 카드를 꺼내들었다. 에이스 양현종이 던질 차례였지만 지난 17일 사직 롯데전에서 타구에 팔을 맞아 등판을 이틀 미뤘다. 양승철은 원광대를 나와 올 시즌 구원으로만 4경기를 소화한 대졸신인. 20일 광주 두산전에서 31개를 던진 뒤 이틀 밖에 쉬지 못했으나 김기태 감독은 과감하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화요일부터 임시 선발이 나오는 건 어느 팀이나 부담스럽다. 불펜 조기 가동을 염두에 둬야하며, 화요일부터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한 주 마운드 플랜에 차질이 생긴다. 경기에 앞서 만난 김 감독도 “최상의 시나리오는 5이닝을 소화하는 것이다. 주 초라 불펜을 조기에 투입하는 게 조심스럽지만 던지는 걸 보고 결정하겠다”라고 양승철의 선방을 기원했다.

초반은 김 감독의 플랜대로 경기가 흘렀다. 양승철은 데뷔전이었던 13일 인천 SK전에서 2⅓이닝 무실점으로 행운의 구원승을 챙긴 뒤 4경기서 KIA 마운드의 미래로 떠올랐다. 이날도 초반 위기관리능력을 뽐냈다. 1회초 볼넷 2개로 1사 1, 2루를 자초했지만 채은성-유강남을 연달아 범타로 막고 실점하지 않았고, 2회는 삼진 1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를 만드는 여유를 선보였다.

그러나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데뷔 첫 선발 등판의 압박감을 극복하지 못한 양승철은 다시 볼넷을 남발하기 시작했다. 이천웅의 2루타와 오지환의 볼넷으로 처한 2사 1, 3루서 다시 채은성의 볼넷으로 만루 위기에 몰렸고, 곧바로 유강남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첫 실점의 충격은 컸다. 박용택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며 다시 만루에 처한 그는 김민성에게 치명적인 좌중월 만루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양승철은 3회까지 투구수가 80개에 달하며 4회 이준영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KIA도 3회 6실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2-9 완패를 당하며 7연패 늪에 빠졌다. 그나마 신인 장지수가 호투로 위안을 안겼지만 불펜 과부하 속 이날도 3명의 불펜투수가 공을 던졌다. 임시 선발 양승철의 이닝 소화력을 바랐던 KIA. 김민성의 만루홈런 한방으로 모든 플랜이 산산조각났다.

[양승철. 사진 = KIA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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