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리포트: 할로웨이 4Q 승부수는 성공, 승부는 실책으로 갈렸다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전자랜드가 새 외국선수 투 할로웨이를 4쿼터에 과감하게 투입했다. 이 승부수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결국 현대모비스가 웃었다. 전자랜드는 경기 막판 두 차례 결정적 턴오버가 있었다.

19일 챔피언결정4차전.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보통 이 시기에 갑자기 들어온 외국선수는 1대1 위주로 한다. 의욕도 있으니 잘 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 감독은 "할로웨이가 잘하든 못하든 그걸로 승부가 나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건 턴오버를 줄여 속공을 많이 내주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턴오버만 줄이면 밀릴 이유가 없다는 자신감. 다만, 유 감독은 "전자랜드가 얼리오펜스를 할 때 2대2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얘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할로웨이가 어떻게 할지 잘 모르니 오히려 편하다. 오늘이 챔프전 들어 가장 긴장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할로웨이에 너무 신경을 쓰다 턴오버, 리바운드 및 수비 응집력이 흔들리는 걸 경계했다.

기디 팟츠 대신 들어온 투 할로웨이가 2쿼터 전자랜드 공격을 주도했다. 경기 전 김승환 수석코치는 "공을 다루는 건 예술이다. 터키에서도 상위권 팀에 있지 않았나. 돌파 후 빼주는 패스도 일품"이라고 말했다. 외곽슛 폭발력은 팟츠보다 떨어진다. 드라이브 인을 선호하고, 어시스트까지 적절히 갖춘 스타일.

다만, 이틀 전에 입국했다. 시차적응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터키 리그 종료 후 미국 집에서 쉬었다는 후문. 그래도 평균 30분 이상 뛰는 선수라 체력 변수는 크게 없었다. 기대대로 돌파력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다만, 마무리가 대로 되지 않았고, 그렇게 순간 스피드가 빼어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정상 컨디션일 리 없다.

오히려 2~3쿼터를 쇼터가 지배했다. 붙으면 파고, 떨어지면 쏘면서, 템포 조절에도 능한 특유의 장점을 고스란히 발휘했다. 자세히 보면, 이번 챔프전 내내 전자랜드는 쇼터를 제대로 막지 못한다. 할로웨이가 힘겹게 돌파로 점수를 만들면, 쇼터를 앞세워 현대모비스가 쉽게 달아나는 패턴이 계속됐다.

그리고 1분48초전. 라건아의 스크린에 걸린 할로웨이가 전혀 대처가 되지 않았다. 뚫고 나가는 파이트스루도, 뒤로 돌아가는 슬라이드도 되지 않았다. 양동근의 3점슛이 빗나갔으나 할로웨이의 약한 수비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 당연히 현대모비스는 이 부문을 물고 늘어졌다.

2분56초전에는 쇼터가 패스를 받다 놓쳐 사이드라인으로 몸을 날린 뒤, 자세가 무너진 상황서 곧바로 던진 3점포가 림을 갈랐다. 쇼터로선 공격제한시간 종료가 다가온 상황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 행운도 섞였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쇼터의 '풍차돌리기' 세리머니까지. 그만큼 현대모비스에 여유가 넘쳤다.

3쿼터 초반, 전자랜드의 공수 응집력이 확 떨어졌다. 라건아와 쇼터의 날카로운 속공 마무리가 있었다. 반면 현대모비스의 수비 응집력은 여전했다. 순식간에 10점 내외로 벌어졌다. 라건아의 테크니컬파울이 나왔으나 동요하지 않았다. 심지어 로드에 대한 트랩에 성공, 재미를 봤다.

그러나 로드는 그 다음 공격서 겹수비를 뚫고 3점 플레이를 해냈다. 4분49초전이었다. 중요한 건 파울을 범한 선수가 라건아. 4파울에 걸렸다. 새로운 돌발변수. 어쩔 수 없이 유재학 감독은 4쿼터 승부처에 대비, 라건아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전자랜드로선 추격의 찬스. 그러나 실패했다. 할로웨이 위주의 공격 옵션은 괜찮았지만, 양동근과 이대성, 쇼터에 대한 수비 출력이 여전히 높지 않았다. 정효근은 양동근의 공을 무리하게 가로채려다 오픈 찬스를 내주기도 했다. 결국 현대모비스의 5점 내외 리드로 4쿼터에 들어갔다.

경기종료 6분45초전. 유도훈 감독이 승부수를 던졌다. 로드를 빼고 할로웨이를 넣었다. 이대헌, 강상재 등이 라건아를 막으면서, 공격 스피드를 높이겠다는 계산. 2~3쿼터 할로웨이 경기력이 괜찮았다는 판단. 실제 할로웨이는 5분47초전 자신보다 훨씬 큰 라건아를 앞에 두고 페이크 이후 동점 3점포를 터트렸다.

그리고 전자랜드는 하프코트를 살짝 넘어간 양측 코너에서 과감한 트랩을 했고, 수 차례 재미를 봤다. 상대 볼 흐름을 둔화시키거나, 실책을 유발했다. 차바위와 정효근의 움직임이 상당히 좋았다. 정효근은 달아나는 3점포를 터트리고 포효했다. 이제 승부 흐름은 전혀 할 수 없는 상황.

유도훈 감독은 다시 로드를 투입했다. 현대모비스가 눈에 띄게 위축됐다. 오픈슛을 계속 놓쳤고, 전자랜드 로드의 리바운드 응집력을 버텨내지 못했다. 라건아는 4파울이라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2분11초전, 탑에서 수비밸런스가 무너졌다. 강상재의 3점포, 그리고 포효. 6점차. 상당히 큰 한 방이었다.

이후 라건아의 묵직한 연속 4득점. 이 가운데 차바위의 치명적인 패스미스가 있었다. 로드의 골밑 득점 후 양동근의 3점포. 이제 1점차. 그리고 1분18초전 정효근의 어이 없는 패스 미스가 있었다. 라건아의 속공으로 극적인 역전.

전자랜드는 다시 할로웨이가 들어갔다. 29초전 우중간에서 역전 3점포를 꽂았다. 그 전에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하프라인 바이얼레이션이 의심됐지만, 느린 그림상 아니었다. 이후 현대모비스는 빠르게 공격 전개, 라건아가 골밑슛을 넣었다. 김낙현의 반칙으로 추가자유투까지 성공. 다시 현대모비스의 역전.

이후 전자랜드는 할로웨이가 마지막 공격을 했다. 드리블을 하다 넘어질 뻔했는데, 이 과정에서 별다른 접촉은 없었다. 공을 잡은 정효근이 3점슛을 던졌으나 들어가지 않았다. 현대모비스의 92-91, 극적인 1점차 승리. 이제 잔여 3경기 중 1경기만 따내면 통합우승을 달성한다.

[챔피언결정4차전 장면. 사진 = 인천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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