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고 또 달린 고종욱, 위기의 SK 구했다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달리고 또 달렸다.

SK 와이번스는 18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4연패 수렁에 빠져있었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타선에 전날에는 선발투수 앙헬 산체스의 5이닝 7실점 난조를 비롯해 12점을 헌납, 믿었던 마운드까지 무너졌다. 경기에 앞서 만난 SK 염경엽 감독은 “계속 지다보니 할 얘기가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아직 선두 두산에 1.5경기 뒤진 3위였지만 염 감독은 “기대치란 게 있지 않습니까”라고 다시 한 번 쓴 미소를 보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팀 내 타격감이 가장 좋은 정의윤마저 허리 근육이 뭉치며 출전이 어려워졌다. 염 감독은 지친 이재원에게도 휴식을 주며 노수광(우익수)-고종욱(좌익수)-최정(3루수)-한동민(지명타자)-김강민(중견수)-제이미 로맥(1루수)-나주환(2루수)-허도환(포수)-김성현(유격수) 순의 확 바뀐 라인업으로 4연패 탈출을 기원했다.

그러나 난세에도 영웅은 있는 법. 2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고종욱이 그 주인공이었다. SK 타선은 이날도 2회 김강민-로맥의 연속안타로 얻은 1사 1, 2루 기회를 나주환-허도환이 연속 삼진을 당하며 살리지 못했다. 지난해 고전했던 세스 후랭코프를 상대로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그런 가운데 고종욱이 빠른 발을 앞세워 해결사로 나섰다. 3회 1사 1루서 1루수 실책으로 2루에 도달한 뒤 김강민의 빗맞은 안타 때 홈을 밟았고, 2-1로 앞선 5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안타로 출루해 도루와 최정의 진루타로 3루를 훔친 뒤 한동민의 유격수 땅볼 때 다시 득점을 올렸다.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통해 만든 득점이었다.

고종욱은 멈추지 않았다. 3-2로 근소하게 앞선 7회 2사 후 중전안타로 불씨를 살렸고, 2루 도루에 이어 최정의 중전안타 때 홈을 밟으며 이날의 쐐기 득점까지 신고했다. 고종욱의 이날 성적은 5타수 3안타 3득점. 위기의 SK는 고종욱의 빠른 발을 앞세워 두산을 꺾고 4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고종욱.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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