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더 강한 한화? 줄부상에도 흔들림 없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화는 위기에 더 강한 팀으로 성장한 것일까.

정근우(중견수)-정은원(2루수)-송광민(3루수)-제라드 호잉(우익수)-김태균(지명타자)-김민하(좌익수)-최재훈(포수)-노시환(1루수)-오선진(유격수). 한화가 지난 4일 대전 LG전에 내세운 선발 타순이다.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부동의 주전 유격수 하주석은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을 앞두고 있고 타격감이 뜨거웠던 '주장' 이성열도 팔꿈치 통증으로 2~3주 공백을 보일 예정이다. 이럴 때 내야의 공백을 메울 1순위였던 강경학은 어깨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 조차 합류하지 못했다. 한방이 있는 외야수 최진행은 이미 옆구리 부상으로 스프링캠프를 완주하지 못했다.

투수진에도 어쩔 수 없는 변화가 있다. 토종 선발 가운데 리더 역할을 해야 했던 김재영은 대퇴부 통증으로 지금 선발로테이션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날 한화는 이겼다. 정은원이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날려 2-1로 승리한 한화는 LG와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LG와의 3연전에 앞서 이성열마저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위기감이 고조됐으나 팀이 슬럼프에 빠지기는커녕 위닝시리즈로 끄떡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하주석의 부상으로 초비상이 걸렸던 한화는 하주석의 공백 속에 맞이한 NC와의 3연전(3월 29~31일)에서도 먼저 2승을 따내면서 완전히 가라앉을 뻔한 팀 분위기를 살리는데 성공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올 시즌 전부터 "선수층이 두꺼워진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여러 주전 선수들의 공백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노시환, 변우혁, 유장혁 등 촉망받는 신인 선수들이 1군 무대에 올라 고르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졌으며 겨우내 몸 관리에 힘쓴 김태균, 정근우 등 베테랑 선수들의 솔선수범이 어우러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믿음직한 외국인 원투펀치가 있고 이미 신구조화를 이룬 불펜투수진도 건재하다. 개막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위기가 거듭 이어지고 있는 한화이지만 '승부의 세계'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는 이유다.

[정은원의 끝내기 안타로 기뻐하는 한화 선수들.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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