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조혜련X류필립, 눈물 쏟아낸 母 가슴 아픈 추억 '뭉클' [종합]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조혜련과 류필립이 자신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눈물을 보였다.

26일 오전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 코너 ‘화요초대석’에 조혜련, 류필립이 출연했다. 두 사람은 연극에서 모자 호흡을 맞추는 사이.

이날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출연한 조혜련은 “사실은 1월 19일이 (뮤지컬) 마지막 공연이었는데 ‘메노포즈’할 때 너무 방심했나보다. 만석이고 사람들이 많으니까 흥분해서 드레스를 제 발로 밟아 다리가 부러졌다. 공연하고 있을 때 거의 끝 부분에서”라며 “4일 뒤 수술을 받았는데 철심 5개를 박았다. 두 달 돼서 좀 걸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리를 다쳐 약 3주간 병원에서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조혜련. 그는 “물리적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지 않나. 가만히 생각을 하는데 진짜 바쁘게 살았구나 싶었다. 그런데 너무 나한테는 버겁다는 생각이 들면서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 오랜만에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한 시간, 한 시간 나에게 하루하루가 주어지는 게 감사하고 소중했다. 그 순간을 감사하면서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후 스튜디오에 등장한 류필립. 류필립은 연극에서 자신의 어머니로 출연하는 조혜련에 대해 “솔직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여성스러우시고 애교도 많으시다”며 “연기도 정말 신들린 연기를 하신다. 제가 보면서 충격을 받는다. 정말 끼가 다재다능하신 선배님이다. 하루하루 많은 걸 배우고 있다”며 조혜련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혜련도 연극무대에 첫 도전하는 류필립이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어머니에 대한 남다른 추억을 꺼내놓기도 했다. 류필립은 “어렸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가 일찍 이혼을 하셔서 엄마가 혼자 3남매를 키웠다. 그런 과정을 오래 봐왔고, 그것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며 “원래 외가 쪽이 인천에서 극장을 소유하고 있었다. 굉장히 재력가 집안이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저희 어머님이 성격상 양보를 많이 하는 편인데 저희 아빠하고 이혼을 하고 나서 엄마가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또 “성격이나 느낌이 엄마랑 너무 같아서 제가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좀 각별하다”는 류필립은 “저는 막내라 그런지 눈치를 많이 보고 살았다. 저는 그렇게 엄마가 외로워 보이더라”라며 눈물을 흘렸다.

조혜련도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우리 엄마는 대장부”라는 조혜련은 “엄마가 아이를 낳을 때는 남아선호사상이 만연해서 무조건 집에 아들 하나는 있어야 했다. 우리 엄마도 똑같은 명령을 수행해야했기 때문에 아들을 낳을 때까지 낳았다”고 회상했다.

“다섯째를 가졌는데 진짜 태몽이 아들이었다. 그게 저다”라는 말로 웃음을 유발한 조혜련은 “10달 동안 태교를 했다. 아들이 될 모든 준비를 하고. 나왔는데 얼마나 실망을 했던지 엄마가 ‘이 배신자야’ 하면서 미워했다. 그리고 또 딸, 또 딸 총 7명의 딸에 마지막으로 아들을 낳았다. 엄마는 자기 몸을 돌볼 여유도 없었고, 진짜 불도저처럼 사는 인생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많았던 탓에 친구 집에서 두 달간 지내다 와도 어머니가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고. 조혜련은 “항상 엄마는 돈을 줄 때 딱 봐서 여자애면 ‘돈 잡아먹는 귀신아’ 하면서 돈을 던지면 우리는 그걸 잘 잡았다. 엄마가 항상 배신자라고 했다. 나는 왜 내가 배신자일까 싶었다. 엄마는 10달 동안 믿음이 아들이었는데 이걸 배신해서 그랬던 것이다. 제가 어쩔 수 없는 것이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런 어머니의 속마음을 들어볼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조혜련은 “엄마도 경상도고 저도 경상도라 무뚝뚝하다. 한 번은 방송 때문에 라오스를 가게 됐다. 7박8일 있는데 너무 불편하고 틱틱댔다. 그러다 이야기를 하는데 엄마가 갑자기 ‘네가 쑥갓 장사할 때 참 마음이 아팠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나 대신해서 안양 중앙시장에서 쑥갓 팔았잖아. 그 때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 이야기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지금 하고 싶다’면서 막 울었다. 그게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울컥한 조혜련은 울먹이며 “나는 그냥 어렸을 때부터 앞치마 매고 해야 되나보다 성격이 이러니까, 사람도 많고, 생활비도 벌어야 되고. 그랬는데 엄마는 어린 딸이 무거운 걸 메고 가서 장사하는 게 마음이 아팠나 보다. 그걸 47살이 되었을 때 이야기를 해주더라”라고 말해 먹먹함을 안겼다.

[사진 = KBS 1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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