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크하고도 웃더라" 최재훈이 확신한 채드벨의 호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화의 2019시즌 첫 승은 외국인투수 채드 벨(30)의 투구에 의해 만들어졌다.

채드 벨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2차전에서 KBO 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환상적이었다. 8이닝을 홀로 소화하면서 안타와 볼넷을 1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삼진 8개를 잡았다.

사실 안타도 1회말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내준 것이었다. 이후 8회까지 피안타가 1개도 없었다는 뜻이다. 벨은 1회말 김재환의 타석 때 보크를 범하면서 2사 2루 위기에도 놓였는데 흔들림은 찾을 수 없었다. 차분하게 김재환을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벨은 "주자가 뛰는 것을 보고 견제를 하려 했는데 내 동작이 늦어서 자연스럽지 않은 모습이 나왔다"라면서 "보크로 인해 데미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었다.

벨과 배터리 호흡을 맞춘 최재훈은 "보크를 하고 긴장할 줄 알았는데 웃더라"면서 "본인이 자신이 있으니까 긴장하지 않고 던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재훈이 벨의 호투를 확신한 순간이기도 하다. 최재훈은 "벨이 자신 있게 던지는 공을 알고 있다. 내 사인대로 던져줘서 고맙다. 컨트롤이 좋아서 공격적으로 간 것이 주효했다"라고 벨과의 호흡을 돌아봤다.

벨도 최재훈의 리드에 만족감을 표했다. "최재훈과 호흡이 좋았다"는 벨은 "그의 볼 배합에 고개를 저은 기억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날 벨의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나왔다. 사실 한용덕 한화 감독이 걱정한 것은 벨이 빠른 공을 던지는 것에 비해 제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낮게 깔리는 벨의 투구에 두산 타자들은 스윙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벨은 "스프링캠프에서 제구력을 잡는데 중점을 뒀다. 선발투수이기 때문에 구위보다는 제구 위주로 훈련을 했다"면서 "효율적으로 투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라고 제구력 향상에 주력했음을 전했다.

류현진 이후 이렇다할 '좌완 에이스'가 없었던 한화로서는 벨의 호투가 이어진다면 선발투수진이 한층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아직 한 경기만 던졌을 뿐이지만 벨의 제구력과 구위, 최재훈과의 호흡 등 모든 부분에서 만족스러웠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채드 벨이 한용덕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첫 번째 사진) 최재훈이 안타를 치고 있다.(두 번째 사진)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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