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정후, 천적 레일리 되도록 피한다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레일리가 나오는 날은 휴식이네요."

키움 간판타자로 성장한 이정후. 그러나 23일 롯데와의 2019시즌 개막전 선발라인업에 자취를 감췄다. 이유가 있다. 상대 선발투수가 천적으로 유명한 브룩스 레일리다. 이정후는 입단 후 꾸준히 레일리를 까다로워했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도 몇 차례 그런 말을 했다.

이정후가 왼손투수에게 약한 게 아니다. 그러나 각 팀 간판 좌타자들 중 레일리에게 유독 약한 선수가 적지 않다. 레일리가 좌완이지만, 정통파가 아닌 스리쿼터인데다 디셉션이 상당히 좋다. 좌타자가 레일리에게 타격 타이밍을 맞추는 게 상당히 까다롭다.

장정석 감독은 작년에도 레일리를 만나면 이정후를 선발라인업에서 종종 제외했다. 올 시즌에도 같은 기조를 이어간다. 장 감독은 23일 롯데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레일리가 나오는 날에는 휴식이다"라고 웃었다.

계속해서 장 감독은 "레일리에게 좋지 않은 게 문제가 아니다. 데이터를 보니 정후가 레일리를 상대한 뒤 4~5경기 정도 좋지 않더라. 그래서 레일리가 나오면 가급적 휴식을 줄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즉, 레일리를 만나 그 경기를 망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레일리를 상대하다 본래의 타격밸런스를 잃어 다음 일정에도 좋은 감각을 되살리지 못하는 게 진짜 어려운 점이라고 본 것이다. 그만큼 타자에게 밸런스는 예민하다. 좋은 감각을 한 순간에 잃은 뒤 쉽게 되찾지 못해 슬럼프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정후도 마찬가지. 개막전은 1경기일 뿐이다. 더 중요한 건 나머지 143경기다. 장 감독이 이정후를 개막전 선발라인업에서 뺀 건 철저한 배려와 전략이다. 그는 "경기 중반 대타로는 나설 수 있다"라고 말했다. 레일리가 강판하면 곧바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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