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롯데 전력, 전준우·손아섭의 조금 다른 시선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수비력은 괜찮을 것 같다."(전준우), "투수력은 괜찮다. 오히려 타선이 걱정된다."(손아섭)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 전력을 냉정히 볼 때 두산, SK처럼 최상위권이라고 보긴 어렵다. 야구관계자들 평가를 종합하면 수준급의 타선을 보유했지만, 마운드, 특히 선발진 후미에 불안요소가 있다. 수비력도 리그 최상위급과는 거리가 있다. 포수진에도 여전히 약점이 있다.

실제 전준우-민병헌-손아섭으로 이어지는 외야진은 국가대표급이다. 내야에는 베테랑 이대호 채태인에 지난해 성장한 신본기,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카를로스 아수아헤가 있다. 포수를 제외하면 다른 팀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

불펜도 마무리 손승락에 작년에 좋았던 진명호 구승민 오현택이 건재하다. 특급신인 서준원이 언제든 가세할 수 있고, 차재용이라는 왼손 요원도 발굴했다. 마운드 운용이 주특기인 양상문 감독의 적절한 관리도 기대된다.

다만, 선발진은 브룩스 레일리~제이크 톰슨~김원중~장시환에 윤성빈, 송승준, 박시영, 김건국이 2인1조로 1+1 변칙 5선발을 맡는다. 1+1 체제 자체에 변수가 많다. 이들의 장점을 고루 활용할 수 있지만, 등판간격 및 루틴설정, 코칭스태프의 관리 등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데 롯데에 몸 담은 전준우와 손아섭의 시선은 조금 다르다. 일단 전준우는 지난해 최다 1위(117개)였던 실책 개수가 줄어들 것이고, 팀 수비력이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21일 개막 미디어데이 직전 개별 인터뷰에서 "지난해에는 개개인의 포지션 이동이 잦았다. 오히려 올 시즌에는 주전들이 확실한 자기 포지션에서 뛰면서 수비가 안정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구체적으로 전준우는 "신본기가 유격수에 고정되면 안정감을 찾을 것이다. 한동희가 3루 주전이 될 것 같은데, 본래 수비를 잘 하는 선수다. 작년에는 신인이다 보니 긴장을 많이 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여유가 생겼다"라고 했다.

아수아헤에 대해서도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선수답게 기본기가 굉장히 좋다. 번즈는 스탭을 크게 밟는 스타일이었는데, 아수아헤는 잔발로 잘 움직이더라. 여유가 있다"라고 밝혔다. 전준우의 말대로 내야수비가 안정되면 투수들까지 안정되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손아섭은 투수들을 치켜세웠다. "선발진과 불펜이 조금씩 불안하다고 하는데 내가 스프링캠프서 라이브베팅을 해봤더니 우리 투수들이 좋다. 3~5선발이 모두 패스트볼 150km을 넘긴다. 이런 팀이 또 있나. 불펜에도 최고의 마무리투수(손승락)와 홀드왕(오현택)이 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타선에서 디테일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를 했다. 손아섭은 "라인업에 3할 타자만 6~7명이 있다고 그 팀 타선이 절대 강한 게 아니다. 홈런타자들만 있다고 해도 강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짜임새가 중요하다는 의미. 손아섭은 "두산이나 SK를 보면 홈런을 칠 수 있는 중심타자, 출루율이 좋은 하위타선, 빠른 발로 상대를 흔들 수 있는 테이블세터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좀 부족하다. 전체적으로 좋은 타자가 많지만, 짜임새가 약간 떨어진다. 1번부터 9번까지 자기 역할을 하면서 필요할 때 1점을 낼 수 있어야 강한 타선"이라고 밝혔다.

이런 발언들은 의미 있다. 자신들의 약점을 미리 파악, 적절히 대처할 시간을 벌고 자신과 팀을 보완하는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아직 시즌은 시작하지도 않았다. 약점을 완벽히 메우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적절히 보완할 시간은 있다.

반대로 강점을 치켜세우며 동료의 사기를 올리고, 팀 케미스트리를 강화하는 코멘트들까지. 그런 점에서 전준우와 손아섭의 발언은 날카로웠다. 손아섭은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 짜임새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전준우(위), 손아섭(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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