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득점력 극대화, 키를 쥔 박병호와 김하성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많이 변화를 줄 생각이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마친 뒤에도 베스트라인업에 대해 시원하게 밝히지 않았다. 사실 144경기 내내 같은 라인업을 내놓는 팀은 없다. 상황에 따라 타순을 흔드는 건 감독의 기본적인 역할이다.

다만, 키움은 올 시즌 변화의 폭을 좀 더 크게 가져가려고 한다. 장 감독은 지난 2년간 타순을 크게 흔들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박병호라도 4번 붙박이를 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지금까지 알려진 팩트다.

그 연장선상에서 박병호의 '강한 2번' 역할론이 나왔다. 시범경기를 통해 장 감독이 추구하는 변화의 기본적인 틀이 공개됐다. 그는 시범경기를 모두 마친 뒤 "박병호가 4번 밑으로 내려갈 일은 없다. 박병호가 2~3번을 맡으면 4번은 박병호나 샌즈를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단 장 감독은 시범경기 후 박병호와 좀 더 대화할 시간이 있었다. 그는 "본인이 힘들어하면 한 타순에 고정시키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익숙한 4번과 2번은 준비 루틴이 다르다. 박병호는 시범경기서 2번 타자로 3경기, 3~4번 타자로 2경기씩 나섰다.

박병호는 올 시즌 타격자세를 스퀘어스탠스로 수정,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삼진을 줄이고, 몸쪽과 바깥쪽 모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방안. 이런 상황서 타순의 변화까지 경험하고 적응하는 작업까지 병행 중이다. 올 시즌 키움 라인업의 핵심 체크 포인트가 이 대목이다. 박병호가 성공적으로 적응하면, 2~4번을 오가며 팀 득점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박병호가 어느 타순에 들어가든 앞 뒤 타자 또한 중요하다. 장 감독은 9번 타자와 4번 타자(박병호가 2~3번 타자를 맡을 경우)의 퍼포먼스 또한 중요하게 바라본다. 시범경기서 9번에는 김혜성과 김규민, 4번에는 김하성과 샌즈를 번갈아 투입했다.

장 감독은 박병호를 2~3번 타자로 쓸 경우 4번 타자를 김하성으로 쓸 뜻을 밝혔다. 제리 샌즈보다 김하성이 좀 더 어울린다고 본 듯하다. 그는 "허문회 수석코치가 캠프에서부터 올 시즌 (김하성이)좋을 것 같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김하성 역시 타격폼에 수정을 가했다. 장 감독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적응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스윙궤도에 변화가 있다. 시작이 좋은데 시즌에 들어가도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9번~1번 타자가 테이블세터 역할을 하고, 2~3번 박병호가 해결사 역할 및 중심타자들 앞에서 밥상을 차리는 역할을 병행하고, 4~5번 김하성과 샌즈가 쐐기타를 날리는 게 키움 득점력 향상의 최상의 시나리오다. 핵심은 박병호와 김하성이다.

장 감독은 "라인업 변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고려할 것이다. 당일 컨디션, 상대 데이터는 물론, 구장 특성까지 살필 것이다. 구장마다 강한 타자가 다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제 개막전이다. 그러나 장 감독의 라인업 구상은 현재진행형이다.

[박병호(위), 김하성(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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