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2년을 기다린 백예린, 네 목소리에 우린 위로를 받아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온 세상이 푸르다. 백예린이 일으킨 파란에 온 세상이 쓸쓸하고 푸르다.

놀랍다. 백예린이 커버한 '라라라 러브송(La La La Love Song)'을 먼저 들어 본 사람은 원곡을 들은 뒤 전혀 다른 감성에 놀라게 된다. 백예린의 '라라라 러브송'은 이 사람의 목소리가 이토록 따듯하면서도 허무하고, 애달프면서도 왜 또 세련된 건지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다른 목소리들과는 얼마나 다른 온도를 지녔는지 절감하게 해주었다.

바다 같은 기다림이었다. 2년여간 우린 백예린이 기존에 내놨던 노래들로 우리 스스로를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 '제로(Zero)'부터 '우주를 건너'까지 기다림은 무한했다. 그 속에서 우린 '블루(Blue)'가 '바이 바이 마이 블루(Bye bye my blue)'에 이르자 백예린의 푸르고 아픈 '파랑'에 눈물 흘렸으며, '그의 바다'를 듣고선 백예린의 목소리가 바람처럼 우리 마음에 파도를 일으키기도 했다.

2년여 만에 나타난 백예린은 신보 '아워 러브 이즈 그레이트(Our love is great)'로 우리의 긴 기다림을 사랑으로 보답했다.

때로는 파도보다 거칠게 삶을 걸어가는 백예린이지만 그의 목소리만큼은 유별나지 않아도 아련하고 부드러우면서 포근하다. 이 목소리에 우리가 위로를 받으니, 그것만으로도 위대하고 소중한 사랑이다. 혹여나 지금껏 백예린이 지닌 목소리의 소중함을 몰랐다고 해도,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라 말할 것만 같다. 오래도록 밤 하늘을 비행해, 지금 이 순간 백예린의 목소리가 푸르게 피었으니 말이다.

[사진 = 백예린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바이 바이 마이 블루' 뮤직비디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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