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사랑을싣고' 안재모, "아버지 빚투 속상하더라" 눈물로 전한 아픔 [夜TV]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안재모가 남모를 아픔을 털어놨다.

8일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 1996년 드라마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해, 2002년 드라마 ‘야인시대’ 청년 김두한 역으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안재모가 출연했다.

이날 안재모는 부산에서 사업을 크게 하던 아버지의 공장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부모님과 4형제 중 어린 자신만 서울로 상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버지 후배를 믿고 오게 됐지만 후배마저 사업이 실패해 오갈 데 없는 신세로 전락하게 된 안재모 가족. 그는 “아버지께서 기도를 하려고 주변에 있는 교회에 갔다”며 이 인연으로 교회 집사 소유의 땅에 있는 비닐하우스에서 살게 됐다고 전했다.

안재모는 “나무판과 장판 같은 걸로 우선 (구색을 갖추고) 지내다가 아버지께서 직업이 없으시니까 교회에서 봉사 활동을 많이 하셨다. 여러 교인이 조금씩 도와주셔서 시멘트로 바닥을 다지고, 조금씩 조금씩 갖춰가면서 실내 온도가 1도씩, 1도씩 올라갔다. 결국 거기서 5년 정도를 지냈다”고 설명했다.

당시 9세였던 안재모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충격까지는 아니었던 거 같다. 뭘 몰랐던 것 같다. 경제 관념이라든지 잘살고 못살고의 차이를 다 알지는 못했지만 ‘창피해’라는 게 컸다. 동네가 주변에 다 단독주택들이 있다 보니 사실 그때 동네 친구들과 잘 안 어울렸다. 유일하게 상은이, 상훈이 또 김종현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딱 그 네 명이서만 놀았다”고 회상했다.

무일푼이었던 안재모 가족을 도와준 교회 사람들. 안재모는 “교회 사람들은 아마 저희 가족 (소식을) 궁금해할지도 모른다. 갑자기 어느날 하루 아침에 식구들이 연락 두절되고 사라진 거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가 사업을 하시다 부도가 나서 채권자들이 압류 딱지를 다 붙였다. IMF 때. 그때는 사실 아버지도 받을 돈 못 받고 하다 보니까, 연쇄 부도가 많이 났었다. 그 후로 부모님과 5~6년간 연락이 잘 안 됐다. 어머니 아버지가 안 계시니까 저는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겠고, 교회 분들이 혹시라도 우리 가족 때문에 피해 보신 분이 있지 않을까 너무 무서웠다. 그런 것들 때문에 교회에 그다음부터 못 갔다”고 덧붙였다.

이런 안재모에게 5년 만에 연락 온 아버지는 의정부 구치소에 있다며 부도난 어음을 회수해야 출소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안재모는 “형들에게 연락을 했는데 사실 형들은 여유가 없었다. 큰 형이 병원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했던 때라 월급도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래도 제가 일하면서 어릴 때부터 어려웠던 시절이 있어서인지 모아 놓은 돈이 좀 있었다”며 한푼 두푼 모아놓은 출연료로 아버지 빚을 갚았다고 전했다.

‘야인시대’로 성공한 후 교회를 찾아가 봤지만 아는 사람을 보고 도망치듯 와버렸다는 안재모. 또다시 찾아갔지만 차에서 내리지 못한 채 펑펑 울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힘들 때 우리 집을 도와주고 함께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인데, 너무 가고 싶은데 못 가겠더라”며 “혹시라도 ‘저희 가족들 때문에 피해 보신 분이 있을까봐’라는 걱정도 있는데, 하루아침에 연락 두절 되면서 사라지고 지금까지 연락 한번 없는 게 서운할 수 있지 않나”라고 속마음을 꺼내 보였다.

이후 안재모가 김용만, 윤정수와 함께 교회를 찾았다. 걱정과 달리 안재모를 따뜻하게 맞이해준 사람들. 안재모는 교인들이 자신과 그의 가족을 그리워한다는 말에 눈물을 쏟았다. 그는 “사실 얼마 전에도 옛날 아버지 빚 때문에 빚투 기사가 나서 많이 속상하더라. 혹시나 ‘TV는 사랑을 싣고’를 통해서 친구들 찾는데 혹시 교회 분들 중에 피해 보신 분들 있으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다”고 했고, 교인은 “오히려 우리는 TV에서 나와서 더 잘 되는 걸 보는 것이 원하는 거고 바라는 거니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프로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며 안재모를 다독여 훈훈함을 자아냈다.

[사진 = KBS 1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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