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소년 피오 "관객 표정 보면 행복, 연극 붐 일으키고파"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극단 소년(이충호 이한솔 임동진 최현성 피오)은 한림예고 1기 졸업생들이 의기투합해 2015년 출발했다. 재기발랄 청춘들이 모인 극단의 중심에는 최근 예능 대세로 떠오른 그룹 블락비 피오(표지훈)가 있다. 극단 멤버들은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기반을 다지고 어느덧 세 번째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연극 '소년, 천국에 가다'이다.

"지금까지 했던 것과 비교해서 가장 재미있게 준비했어요. 극단 소년은 창작을 하는 집단이다 보니 원작을 각색한 건 처음인데요. 드라마가 잡힌 걸 하다 보니 더 그렇게 느낀 것 같아요. 연습기간이 짧았는데 으샤으샤 하며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이한솔)

피오는 무대에 뭘 올릴까 고민하던 중 영화 '소년, 천국에 가다'를 무대화하기로 마음먹었다. 재미있게 본 작품이기도 하고, 순수한 면을 잘 살리면 극단 소년이 추구하는 이미지와도 부합한다는 생각이었다.

"영화는 어린 네모에서 시작하는데 저희 연극에선 어른 네모부터 시작해요. 타임라인을 역으로 설정했죠. 지훈이도 악역으로 해서 더 풍성하게 스토리라인을 만들었어요. 의도한 촌스러움도 있어요. 그런 시대적 배경을 가져가고 싶었죠."(이충호)

멤버들은 대본을 쓰고 내부 역할 경쟁도 벌인다. 동갑내기들이 모인 극단이다 보니 투닥거림은 일상이다. 그러나 뒤끝은 없다.

"서로 싸우고 욕하고 다신 안 볼 사람처럼 카톡방도 나가버려요. 울다 집에 가버리기도 하고요. 친구이다 보니 다 얘기를 해버려서 문제가 생겼던 거죠. 이제 3, 4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건 좀 줄어들었죠."(피오)

"저희는 늘 준비 중이에요. 아이디어 툭 던져요. 한 줄이라도 뭐가 나오면 거기서 파생이 많이 되요. 계속 발전해나가는 거죠."(이충호)

극단 소년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 결과다. 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비를 구하고 캐스팅에 의상까지 모든 곳에 멤버들의 수고가 녹아있다. 이제 극단 팬들도 제법 생겼다.

"언더그라운드 힙합 공연 열풍이 불어서 래퍼들이 많은 공연을 하잖아요. 저희는 대학로에 붐을 일으키는 극단이 되고 싶어요."(피오)

"팬층도 두터워 지고 있어요. 극단 팬들에게 어떤 재미있는 걸 해드릴 수 있을까 고민해요. 재미있는 영상을 기획해서 올리려는 계획도 있고요. 다른 극단과 콜라보도 해보고 싶어요."(멤버들)

인터뷰에선 미디어 경험이 가장 많은 피오가 멤버들 모두가 고르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능숙하게 인터뷰를 이끌었다. 목소리도 가장 컸다. '언제 이렇게 빠져들었나' 싶을 정도로 연극 이야기에 열변을 토하는 피오의 모습이 무척 신선했다.

"연극하며 기를 받는 것 같아요. 웃음을 눈 앞에서 볼 수 있으니까. 커튼 열어서 관객들 표정을 보거든요. 너무 행복해요. 물론 스케줄 문제도 있죠. 하고 싶은데 못 하는 게 있기도 하지만 제 선택한는 거니까요. 초반에는 회사에서 제가 극단 활동 하는 걸 싫어했어요. 그런데 저는 이걸 해야 드라마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대표님 입장에선 승낙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을 텐데 지금은 지지해주세요. 극단 로고도 (송)민호가 그려줬어요. 공연도 항상 보러 와주고 고마워하고 있죠."

[사진 = 쇼온컴퍼니 제공, 극단 소년 페이스북]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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