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훈 "가수 '비'와 배우 '정지훈', 여전히 고민해"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비와 정지훈 사이에서 왔다갔다 했어요."

20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감독 김유성 배급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정지훈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정지훈은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풀어나갔다. 정지훈은 극 중 자전거밖에 모르는 순박하고 순수한 열정을 가진 엄복동 캐릭터를 소화했다.

"제가 2003년 '상두야 학교가자'로 데뷔를 하게 됐는데 그걸 하면서 상두 캐릭터 말고는 순수하고 해맑다는 생각은 거의 없었어요. 부잣집 청년이나 닌자, 슈퍼스타 등으로 나오다가 이제 순박하고 해맑게 나와야 하니까.

그렇기에는 저도 이제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게 됐어요.(웃음) 형들이 어려보이고 싶다고 하면 뭘 어려보이려고 하냐고 생각했어요. 눈가에 주름이 멋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너 왜 피부가 좋냐'라고 하면 기분이 좋더라고요."

정지훈은 영화 '알투비: 리턴투베이스'(2012)에 이어 약 7년 만에 '자전차왕 엄복동'으로 돌아왔다.

"과연 어떻게 저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드려야하나, 무대에서의 저는 저고, 가정을 가진 정지훈도 저고, 정지훈이라는 배우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고민했어요. 제 계획은 상업적인 영화를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상업적인 영화를 했을 때 정말 아주 독특한 캐릭터의 악역이든, 단 한 컷을 나와도 씬스틸러처럼 나오는 캐릭터를 맡는 것이 우선이었어요. 저는 가수와 연기자로서 살아가고 있잖아요. 아시아투어를 하고 앨범 제작을 하는 과정에 계획없던 대본이 들어왔어요. 어느날 이범수 선배님이 대본을 던져줬고, 가족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전 20여 년 간 심판을 받아왔어요. 그게 두렵지는 않지만 참고는 하되, 제 목표는 저라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숙제인 것 같아요. 앞으로 작은 역할을 많이 해보고 싶은 것이 욕심이 있어요."

그는 '가수 비'와 '배우 정지훈' 사이에서 여전히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 초반 때, 우리나라에서 하나의 직업에 각인이 된 사람이 또 다른 직업으로 바람을 핀다는 것이 받아들이기 힘든 구조였어요. 신인상을 다 받고 가수로서 탄탄대로 같은 느낌이었을 때, 제가 갑자기 '상두야 학교가자'라는 시놉을 읽고 무조건 하겠다고 매달렸어요. 예전에 비와 정지훈 사이에서 왔다갔다 했어요.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비와 정지훈의 길에서 정해야할 것 같아요. 몸은 옛날 같지 않아요. 그래서 운동도 꾸준히 하는데, ?Ю 스포츠 선수와 같아요. 춤을 추려면 몸의 전성기가 필요한데 지나가는 시기예요. 댄스 가수라는 역할은 좀 내려놔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자전차왕 엄복동'은 일제강점기 희망을 잃은 시대에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 1위를 차지하며 동아시아 전역을 제패한 엄복동의 업적을 소재로 당시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독립군들의 활약을 픽션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오는 27일 개봉 예정.

[사진 = 레인컴퍼니 제공]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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