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강제 아웃팅 사과? '제작진 탓'이 이상한 이유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누군가는 해야했고 결국 제가 했습니다."

18일 한 네티즌은 5년 전 케이블채널 올리브 '셰어하우스'에 출연한 한 출연자 OO씨(임의로 OO이라고 칭함)의 강제 아웃팅에 대해, 그 주체로 방송에 노출됐던 이상민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네티즌은 "강제로 아웃팅한 사건 해명해달라"라고 말했고 이에 대해 SNS 댓글을 통해 장문의 글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상민은 "당시 '셰어하우스'는 예능 최초로 모르는 사람들이 한집에서 함께 생활하며 겪게 되는 상황을 보여주는 예능이며 최대한 출연진들의 아픔이나 고민들.. 그리고 불편함을 털어놓고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담는 것이 프로그램에 포인트라고 제작진은 설명했습니다"라며 "함께 출연한 OO이도 제작진과 자신의 개인적인 일들을 방송을 통해 공개하는것을 동의하에 출연했다고 ... 했고..제작진은 촬영을 꼭! 해야한다고 하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그렇다면..누군가가 그것을 짚어서... 물어봐야하는데...그것을 할 출연진들이 없었던거죠...그 누구도 하기꺼려했고. 그걸 주저하는 출연진들과.. 제작진 사이에서 더욱 불편한상황이 오랜시간 지속되었고... 누군가는해야했고.. 결국 제가하겠다고 했습니다"라며 "제작진 원하는데로 촬영은 진행되었고 편집된 방송분을 본 후 누가 봐도 너무상황이 뜬금없고..갑작스럽게 거론되었고 ..,자연스럽지않은.. 저도... OO이도...보는 사람들도 불편할 수 밖에 없었던 방송이었습니다"라고 전했다.

또 이상민은 "저는 오히려 OO이에게 가장 많이 의논하고... 본인의사도 충분히 물어봤지만.. 이미 OO이는 .. 제작진과의 촬영전 약속을해서 괜찮다고하여... 촬영되었습니다"라며 "개인적으로 촬영 이후 왜 꼭 당시 촬영을 했어야했냐고 제작진에 물었지만 시청률때문에 논란이될만한 촬영을 해야했다고 답변을 들었습니다..너무 죄송하고 너무 미안합니다.."라고 사과했다.

5년 전 이야기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고 해명을 한 상황.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상 이상민은 해명이 아닌 제작진의 탓을 한 것이었다. 하지만 5년 전 방송을 보면 제작진은 억울할 만도 하다.

지난 2014년 5월 방송된 '셰어하우스'에서 출연자 OO씨가 촬영 도중 커밍아웃을 한 것에 대해, 다음날 관계자는 "제작진과 OO 사이에 서로 입을 맞추거나 연출된 상황이 아니다. 주변에서 부추기지도 않았다"라며 "애초에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숨길 생각이 없었고 자연스럽게 고백할 수 있는 시간이 돼 속마음을 털어놓은 것이다. 촬영 후 ‘걱정해준 식구들에게 고맙다. 커밍아웃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감한 내용이라 제작진이 ‘방송에 나가도 되냐’고 묻자 OO이 ‘괜찮다’고 해줬고, 이 부분이 편집되지 않은건 모두 합의된 내용이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OO 또한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것을 밝힌 뒤 방송을 통해 "정말 좋아요. 쌓인 것 다 말해서 행복해. 마음 편해"라며 "불편하면 언제든지 말해요. 더 불편하게 해줄테니깐. 불편한 게 뭔지 제대로 알려줄 테니까"라고 말한 바 있다.

제작진이 당시 어떤 태도를 취한 것인지, 정확히 들어보기 위해 CJ ENM 측에 연락을 했다. 하지만 CJ ENM 측은 "당시 PD가 퇴사를 해서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장에 있었던 작가들 또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터라 연락이 닿기 힘든 상황이다.

이상민의 해명 아닌 해명을 듣고 있자면, 결국 5년 전 제작진의 입장과 OO 본인의 "마음이 편하고 행복하다"라고 말한 것은 연출 및 거짓이라는 말이 된다. 또, 문제 제기를 한 네티즌이 방송에 출연한 당사자인지, 실제 당사자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상민이 오히려 섣불리 사과를 위한 남탓을 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올리브 방송 화면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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