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만, 욕먹었다"…MBC '킬빌' 제작진 황당 대응, 왜 이러나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결국 가수 산이만 애꿎은 비난을 받은 꼴이 됐다.

15일 MBC '킬빌' 제작진이 산이의 'I♡몰카' 문구 논란 관련 "해당 장면에 대해 재차 확인한 결과, 논란이 된 문구는 화면 편집 과정에서 의도와는 다르게 후속 화면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발생했다"며 "산이 씨 측이 준비한 배경화면에는 'I ♡ 몰카' 부분에 붉은 X자 표시가 돼있었으나, 카메라 샷이 바뀌면서 X자가 표시된 화면이 방송 화면에 노출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킬빌' 제작진은 "출연 아티스트의 표현 의도가 화면에 정확히 반영되지 않아 오해와 논란을 일으키게 됐다"며 "산이 씨와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산이에게 고개 숙였다.

'킬빌' 제작진은 대중에 혼란만 안긴 섣부른 대응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명확한 사실 확인 없이 입장을 낸 바람에 사과만 두 번 했기 때문이다.

당초 '킬빌' 측은 산이의 공연에서 'I ♡ 몰카'란 문구가 나왔다는 지적이 나오자 14일 "방송에 부적절한 표현이 걸러지지 않고 방송된 점에 시청자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고 한 바 있다.

실제 방송에선 'I ♡ 몰카' 문구만 전파를 탔는데, 제작진이 이같이 '부적절한 표현이 걸러지지 않았다'고 사과하자 대중은 자연스레 산이가 'I ♡ 몰카'란 부적절 표현을 공연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인식했다.

이에 산이를 향한 비난 여론이 급속도로 확산될 수밖에 없었다. 산이가 지난해 '페미니스트' 등의 노래로 논란이 있었던 탓에 이번에 그가 '몰카'를 옹호하는 듯한 문구를 쓴 것으로 대중이 오인하자 강하게 산이를 질타한 것이다.

그런데 뒤늦게 산이가 리허설 영상을 SNS로 공개하자 상황은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실제로는 'I ♡ 몰카'에 X자 표시가 되는 연출이었던 것. '몰카' 옹호가 아닌 '몰카' 반대였던 것이다.

제작진이 촬영과 편집을 맡아놓고 당시 공연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섣불리 입장을 내며 산이가 억울한 비난을 당하고 만 셈이다.

특히 산이가 밝힌 바에 따르면 해당 공연은 지난해 10월에 진행된 데다가, 방송은 지난달 31일이었다. 제작진에게 충분한 여유 시간이 있었음에도 자신들의 방송에 어떤 문구가 나왔는지 정확히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단 점을 대중 앞에 여실히 드러낸 꼴이다.

'킬빌'은 애당초 제작 단계부터 빌보드 차트 점령을 노린다는 기획으로 여러 시청자들로부터 '무리수'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논란으로 '빌보드'에 도전하기 전부터 제작진의 허술한 제작 및 위기대응 실태만 노출하고 말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MBC 방송 화면-산이 인스타그램]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