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자들' '먹다보면'…금요일 밤 MBC, 굶으라는 걸까 먹으라는 걸까 [MD픽]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MBC '공복자들'은 굶방(굶는 방송)이라는 신선함을 내세웠으나 결국 맛있게 먹기 위해 굶는 먹방(먹는 방송) 예능에 지나지 않았으며, 뒤이어 방송되는 '돈스파이크의 먹다 보면'까지 MBC는 시청자를 두 시간 내내 먹는 세계로 유혹하고 있다.

앞서 정부가 먹방을 규제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가 비난 여론에 부딪혀 이를 철회한 일이 있지만, 먹방이 비만 유발을 조장한다는데 응답자 절반 이상이 동의한 설문조사도 나오며 제작진이 내건 좋은 취지도 마냥 호응을 얻는 것은 아니다.

'공복자들'은 비웠다가 다시 맛있게 채우자는 의도로 기획했다. 방송에서 출연자들은 굶고 난 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며, 카메라는 공복 후 음식과 마주한 출연자의 리얼한 표정을 클로우즈업해 보여준다. 늦은 밤 덩달아 군침이 흐른다.

공복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또 다시 먹방이다. '돈스파이크의 먹다보면'은 국내 팝업 식당을 열기 위해 해외로 떠난 돈 스파이크의 레시피 개발 여정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지난 1일 첫 회에서 돈 스파이크와 김동준은 맨손으로 소갈비를 뜯고 4kg짜리 흑빵까지 쉼 없이 입 속으로 집어삼켰다. 특히 돈 스파이크는 주스를 연신 원샷하며 자신의 남다른 먹성을 과시하기도.

나아가 돈 스파이크와 김동준은 현지 헌터들과 야크를 잡고 제작진은 사냥감을 눈앞에서 해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내가 먹을 고기는 내가 잡는다'는 자막까지 강조해 넣었다. 돈 스파이크는 제작진에 "위험하긴 한데…"라고 말하며 사냥감의 간과 눈을 꺼내 먹는 생식에 대한 기대감을 전하기도 했다.

방송의 파급력을 생각해볼 때 이 같은 먹방 예능들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먹는 모습을 너무 쉽게 또 자주 보여줘 문제가 있다.

[사진 = MBC 제공, MBC 방송 화면]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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