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지영이 삼성을 만나면 "이 깨물고 하려고요"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 깨물고 하려고요."

키움은 박동원의 이탈 후 포수가 아킬레스건이었다. 김재현, 주효상은 장점이 있는 포수들이다. 그러나 무게감에서 타 구단들을 앞서지 못한다. 더구나 올 시즌을 앞두고 김재현이 군 입대했다. 보강이 필요했다.

삼각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서 이지영을 영입했다. 작년 강민호 입단 후 입지가 좁아졌다. 그러나 이미 주전포수로 시즌을 꾸려온 경험이 풍부하다. 타격에 비해 수비력이 우수한 스타일. 2019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동기부여가 되는 이유.

이지영에겐 프로 입단 후 첫 트레이드였다. 미국 스프링캠프도 처음이다.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시간만 11시간이다. 태어나서 이렇게 오래 가는 건 처음이다. 시차가 없는 곳에만 다녔는데, 시차적응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팀 적응에 대한 걱정과 기대가 교차한다. 이지영은 "캠프에 가는 선수들 중 내가 나이가 가장 많다. 어린 선수들이 많으니 잘 어울려보겠다. 사실 내가 선수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삼성과 달리 스프링캠프 스케줄이 타이트하지 않다. 이 부분 역시 적응이 필요하다. 그는 "경성대에서도, 삼성에서도 11년간 오전, 오후, 야간까지 훈련했다. 항상 빡빡한 팀에만 있었다. 이 팀은 다른 팀보다 여유 있게 한다고 들었다. 따로 더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키움은 가능성 있는 젊은 투수가 많다. 이지영은 "투수들의 공을 많이 받아볼 생각이다. 많이 받아봐야 투수들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나부터 빨리 적응해서 서로 편해지는 게 중요하다"라면서 "최원태, 한현희도 그렇고 브리검도 공이 좋다. 한번씩 다 받아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후배 포수들에게 도움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지영은 "2~3명의 어린 포수들과 함께 한다. 10살 차이가 넘더라. 경쟁해야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은 주겠다. 키움은 젊은 팀이고 젊은 선수들이 커야 하는 팀이다. 이 팀에 있는 동안 도움을 많이 주겠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키움 적응이 부담스럽지는 않다. 이지영은 "나를 필요로 해서 불러주셨고, 부담이 되지 않는 건 아닌데, 부담이라고 느끼기엔 야구를 오래했나 보다. 부담보다 팀에 적응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털어놨다.

새로운 홈 구장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대한 기대도 크다. 아무래도 체력소모가 큰 포수에겐 한 여름 체력관리에 용이한 고척돔이 반갑다. 이지영은 "돔은 바람이 불지 않고 춥거나 덥지 않다. 이상기후가 없다. 천장으로 공이 뜰 때 처음에는 잘 안 보였는데, 하다 보면 적응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성과의 맞대결을 기다린다. 이지영은 "작년에 삼성이 키움에 약했지 않나. 키움에 좋은 투수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묘할 건 없다. 이 꽉 깨물고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농담조였지만, 인상적인 코멘트.

키움과 삼성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는 물론, 시범경기 맞대결도 없다. 첫 만남은 4월16~18일 대구 3연전이다.

[이지영. 사진 = 인천공항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