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이유 있는 흥행 돌풍…이병헌 감독 "매 신 웃기겠다는 각오로"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이병헌(40) 감독이 작정하고 돌아왔다. 웃음으로 중무장한 '극한직업'을 신작으로 선보이며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영화는 개봉 단 3일 만에 누적관객수 111만 명을 동원하며 코미디물 흥행 기록을 새로 써내려 가고 있는 중이다.

'스물', '바람 바람 바람'으로 침체된 코미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신뢰감을 쌓은 이병헌 감독. 맛깔나는 '말맛 대사'를 무기로 매 작품 관객들에게 웃음 충전을 시켜주는 코미디에 특화된 감독이다.

이번 '극한직업'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기존 코믹 수사극을 '치킨'이라는 재기발랄한 소재로 비틀어 지루할 틈 없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마약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병헌 감독은 "'바람 바람 바람'이 감정이 중요한 드라마이기도 해서, 작업이 끝난 뒤에도 예민해져 있는 상태였다. 이때 '극한직업'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누가 봐도 웃긴 그런 작품이었다. 행복한 결을 갖고 있어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코미디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연출과 각색 작업을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수원 왕갈비 통닭'이라니, 기발하지 않나. 나도 여기에 유혹 당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을 전하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뛰어들었다. 그는 "크게 마음 먹은 게 '웃음'이었다. 매 신 코미디 요소를 삽입하겠다는 각오였다. 웃음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까 아무리 작은 캐릭터라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예를 들어 이무배(신하균)의 비서 선희(장진희)는 한국의 갤 가돗처럼 보였으면 생각하고 신중하게 캐스팅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병헌 감독은 "우선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넘치게 담아놓자는 생각이었다. 시나리오 설계만 잘 하면 과하지 않을 것이라 봤다. 다행히 편집 과정에서 걷어낸 신이 별로 없다. 찍은 장면 대부분을 썼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극한직업'은 참신한 설정이 돋보이는 영화. 그는 "'닭'이 가장 큰 차별점이지만 캐릭터의 톤 설정도 기존 작품들과 달리하여 권선징악 정통 코미들과 다르게 훨씬 더 버라이어티 한 재미를 구축할 수 있었다. '절대악'인 악당마저도 귀엽게 보이는 영화이지 않나. 단순히 마냥 나쁘게만 비치지 않기 위해 섬세하게 조율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병헌 감독은 "역할 하나하나 능력치 설정을 넣어주기 위해 각색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숨겨진 재능, 쾌감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판타지보다는 가까운 현실의 쾌감을 전하려 했다. 가장 고민이 컸던 지점이다"라고 고심의 흔적을 엿보게 했다.

그러면서 '마약반 5인방' 류승룡·진선규·이하늬·이동휘·공명의 활약에 공을 돌렸다. 그는 "처음에는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수월했다. 배우분들이 각 캐릭터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극한직업'은 한 사람의 캐릭터가 아닌 '마약반 5인방' 팀이 주인공인 영화다. 그 지점에 대해 다들 정확하게 이해해주셨고 그래야 한다고 공감해주셨다. 웃긴 영화이긴 하지만 저한테는 배우들간의 배려가 감동인 작품이기도 하다. 너무 케미가 좋아서 제가 큰 고생을 안 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이병헌 감독은 "'극한직업'을 통해 편안한 웃음을 드리려 하면서 저도 많이 내려놓는 계기가 됐다. 한바탕 웃으면 잠시라도 행복해지지 않나. 이 영화를 보고 밝게 웃으면서 시작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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