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특급신인 박지현, 성장 과제와 잠재력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슈팅자세를 교정했다."

우리은행 특급신인 박지현(183cm)은 궁극적으로 공격형 가드로 성장해야 한다. 전주원 코치는 "4~5번은 시키지 않을 것이다. 지현이는 1~2번으로 커야 한다. 감독님이 운동을 좀 더 시켜본 후에 1번 혹은 2번을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박지현이 우리은행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녔지만, 몸 상태와 기술적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게 위성우 감독의 냉정한 진단. 당장 박지현으로 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건 어렵다는 결론. 실제 최근 2연패한 OK저축은행전, KB전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박지현은 작년 가을 전국체전 후 개인운동으로 몸을 만들었다. 그러나 위성우 감독이 요구하는 수준과 거리가 있다. (그 누구보다 몸 상태에 대한 기준이 까다롭다) 때문에 몸 싸움에 의한 박스아웃과 리바운드가 원활하게 되지 않는다. 스크린에 걸렸을 때도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고 공간을 만들어주는 경우가 많다.

고교 시절까지 전천후 플레이어였다. 그래서 기술적으로 1~2번에게 필요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공격에선 기본적인 슈팅 자세, 스크린을 걸거나 활용하는 방법, 볼 없는 지역에서의 움직임, 수비에서 상대 스크린에 대처하는 방법(이를테면 파이트스루나 슬라이드에 대한 판단 및 구현능력 미숙) 등을 수정 및 보완해야 한다.

당연히 우리은행 특유의 꽉 짜인 틀에 의한 팀 오펜스와 팀 디펜스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조절'하면서 경기를 뛰는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서도 보완 및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위 감독은 조절을 경계한다. 본인이 적절한 교체로 출전시간을 관리하면 된다는 지론. 선수 개개인이 코트에서 조절을 하면 팀이 느슨해질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때문에 위 감독은 "박지현이 2번으로 크는 게 맞지 않나"라는 질문에 시원하게 "그렇다"라고 답하지 않는다. 그의 시각에 포지션을 논할 단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 박혜진의 백업으로 뛰는 과정에서 시급한 과제는 덜 다듬어진 슈팅능력과 외곽수비다. 스페이스 농구, 업템포 농구가 중요한 현대농구에서 2번의 슈팅능력 장착은 필수.

박지현의 슈팅능력이 고교 레벨에서도 최고 수준은 아니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미드레인지에서 던지는 원 드리블 점퍼는 괜찮은 수준, 3점슛은 썩 좋지 않은 수준이다. 종합적으로 "예전보다 좋아졌지만, A급과는 거리가 있다"다.

위 감독도 동의했다. 그러면서 "슛 폼도 좀 바꿔야 한다. 원 드리블 점퍼는 괜찮던데 올라가는 타이밍이 늦다"라고 말했다. 고교 시절에는 느린 타이밍에 올라가도 통했다. 그러나 위 감독은 "프로에선 그 타이밍으로 던지면 무조건 블록슛에 걸린다"라고 말했다. 즉, 미드레인지와 3점슛 모두 개조가 필요하다는 뜻.

전 코치는 "슛은 좀 잡아주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지금도 폼이 나쁘지 않다"라고 말했다. 위 감독과 전 코치는 선수들의 슛 밸런스를 잘 잡기로 유명하다. 실제 박지현은 16일 신한은행과의 데뷔전서 교정한 폼으로 3점슛 한 방을 터트렸다.

위 감독은 박지현에게 공을 잡고 올라가는 타이밍을 빠르게 하는 방법을 전수했다. 박지현은 "잡자마자 바로 밸런스를 잡고 올라가는 법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또 하나는 공을 놓는 위치다. 박지현은 "공을 잡은 뒤 몸에 갖다 대놓고 쏜다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공과 몸 사이에 약간의 거리를 두면서, 빠르고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방법으로 바꿨다. 둘 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변화들.

슈팅능력과 함께 수정해야 할 게 수비다. 1대1 수비를 업그레이드 해야 하고, 팀 수비 능력도 장착해야 한다. 우리은행이 복잡한 수비전술을 구현하는 팀은 아니다. 그러나 스크린에 걸렸을 때의 약속된 대처나 기본적인 로테이션, 도움수비 타이밍 캐치 등 약속된 움직임을 정확히 구현하지 못하는 선수는 뛸 수 없는 팀이다.

위 감독이 박지현을 당장 오래 기용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다. 위 감독은 "지금 박지현은 상대 스크린에 곧바로 걸린다. 슬라이드와 파이트스루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뭘 해야 할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박지현도 "스크린 수비를 해보지 않아서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박지현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아니다. 특급가드로 성장할 만한 잠재력은 역대 최고수준이다. 전 코치는 신인드래프트 직후 "박지현은 머리가 좋은 선수다. 득점뿐 아니라 리바운드, 스틸이 많은 건 공이 어디로 가는지 미리 알고 움직였다는 뜻이다. 농구를 알고 하는 스타일이다.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위 감독은 "배포도 있고, 패스를 주는 타이밍도 좋다. 볼을 다룰 줄 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전 코치는 "경기흐름을 읽는 능력, 패스 센스는 (박지현이) 혜진이보다 낫다. 지현이가 1번이나 2번으로 커야 하지만, 두 사람은 스타일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현이가 혜진이의 슈팅능력, 수비력을 잘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지현의 좋은 자질과 성실성, 위 감독과 전 코치 특유의 섬세한 지도가 더해지면 1~2년 내에 좋은 가드가 탄생할 게 확실하다. 위 감독이 요구하는 기본부터 다시 다지면서, 실전서 팀 농구에 어떻게 대입시켜나가는지 지켜봐야 한다. 박지현은 "1~2번을 하고 싶다. 프로는 스크린 플레이가 많은데, 배워야 할 게 많다. 박혜진 언니와 몸을 부딪히면서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지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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