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잔류’ 박경수 “서로 양보한 계약…전 경기 출전 목표” (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좋은 계약이 나온 것 같다.” 마음고생도 했지만, KT 내야수 베테랑 박경수의 선택은 잔류였다. 더불어 “내가 더 희생하고, 솔선수범하며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라는 포부도 전했다.

KT 위즈는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19년을 맞아 선수단 신년 결의식을 실시, 2019시즌에 대하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이날 현장에는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을 비롯해 유태열 사장 등이 참석했다.

FA 대상이었던 박경수도 계약을 체결, 모습을 보였다. 박경수는 지난 21일 KT와 계약기간 3년, 계약금 8억원, 총 연봉 12억원, 인센티브 최대 6억원 포함 총액 26억원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마음고생을 안 했다면 거짓말”이라고 운을 뗀 박경수는 “그래도 구단에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옵션이 많은 것에 대해 말이 나오는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주전으로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한다면 충족할 수 있다.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계약을 마친 소감은?

“마음고생을 안 했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사장님이 ‘선수 마음 서운하지 않게, 다치지 않게 하라’고 말씀하셨다고 하더라. 그 부분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나도, 구단도 좋은 계약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옵션 금액이 많은 것에 대해 말이 나오는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주전으로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한다면 충족할 수 있다.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주장을 내려놓게 됐는데?

“홀가분하지만 또 다른 부담감도 생겼다. 작년까지 함께 했던 고참들이 많이 빠져나갔고, 그 부분을 남아있는 고참들이 채워야 한다. (유)한준이 형도 현명한 선수다. 나와는 또 다른 성격인데, 옆에서 최대한 많이 도와주려고 할 것이다.”

-유한준은 “자신의 바로 옆 라커로 와서 도와주겠다”라고 한 말에 고마워하고 있던데?

“바로 옆 자리는 안 됐다. 계약을 조율하는 시기에 (황)재균이가 먼저 치고 들어갔다. 그리고 미국으로 도망갔다(웃음). 어쨌든 한준이 형에게서 최대한 가까운 라커를 쓰려고 한다.”

-계약에서 고려했던 부분은?

“사실 보장금액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언론에도 나왔듯, 지난 4년간 KT에서 했던 부분들에 대해 보장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옵션은 나도 수긍했다. 나나 구단이 조금씩 양보해서 좋은 계약이 나온 것 같다. 4년 전 KT에 올 땐 한 번 더 FA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못했다. 좋은 지도자들을 만나 새로운 야구인생을 살게 됐다. 분명 감사한 부분이다. 앞으로의 3년은 내가 더 희생하고, 솔선수범하며 마무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도자에 대한 꿈도 분명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구단과 충분히 공감했다. 나를 대체할 선수나 젊은 선수가 올라온다면 은퇴 의사를 밝힐 생각도 분명히 있다. 평생 선수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도자 준비도 해야 하는데, 지금부터가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지난 3시즌 동안 주장을 맡았을 땐 어떻게 팀을 이끌었었나?

“사실 성격 자체가 점잖은 편은 아니다. 장난도 잘 친다. 하지만 고참이라는 부담감, 주장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감정을 많이 표출하지 않았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무게감 떨어질까봐 그랬다. 한준이 형은 말수가 적고 젠틀한 스타일이라 내가 옆에서 활발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유한준은 지난 시즌 팀이 접전에서 약했던 부분이 아쉽다고 했는데?

“어느 팀이든 연승, 연패를 할 때가 있다. 강팀은 연패가 짧겠지만, 하위권에 있는 팀은 그 분위기가 길어진다. 선수들은, 특히 젊은 선수들은 (분위기에)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분위기를 밝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난 시즌 팀 성적은 주장의 능력이 없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사실 미팅도 많이 했다. 후배들에게 좋은 소리도, 싫은 소리도 해봤는데 결국 개개인이 이겨내야 한다. 아무리 주장이나 고참이 좋은 소리해봐야 못한 선수는 그 말이 안 들어올 것이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65~70승을 삼고 싶다. 물론 (승률)5할을 하면 좋겠지만, 아직은 물음표가 많다. 이대은이나 전유수가 새롭게 왔지만 결국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5할이 쉽진 않겠지만, 도전해볼 수는 있다. 일단 65~70승을 채운 후 분위기를 타면 또 모르는 것이다. 젊은 선수들은 자신감이 생기면 무서워질 수 있다.”

-체중 감량을 한 것 같은데?

“연차가 쌓일수록 은퇴한 선수들이 했던 말에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한다. 앞으로는 1년에 2kg씩 줄여가려고 한다. 2루수여서 활동량이 많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다보면 순발력이 떨어지고 부상위험도 있다. 그래서 감량을 했다.”

-개인적으로 수치 삼고 있는 목표는?

“전 경기 출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개인성적을 떠나 전 경기를 뛰면 성취감, 자부심 등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아직 한 번도 못해봤다. 전 경기 출전만큼은 도전해보고 싶다. 그래야 나중에 지도자를 하게 된다면, 후배들에게 말해줄 부분도 있다. 전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대단해보였다.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박경수. 사진 = 마이데일리DB, KT 위즈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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