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함브라' 열린 결말, 이래서 시즌제·PPL 얘기했나 [夜TV]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현빈과 박신혜가 속칭 '열린 결말'로 끝을 맺었다.

20일 밤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극본 송재정 연출 안길호) 16회에는 게임 안에서 1년 간 갇힌 채 살아가고 있는 유진우(현빈)와 그를 끝까지 믿는 정희주(박신혜)의 모습이 그려졌다.

현빈은 극 중 IT회사 대표이자 그라나다로 급하게 와달라는 세주의 말을 시작으로 멈출 수 없는 게임에 뛰어든 유진우 역을 맡았다. 박신혜는 힘든 환경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여자 캐릭터 희주로 분했다. 특히, 게임 안에서는 엠마로서 1인 2역을 선보였다.

16회 방송에서는 진우와 희주가 명확하게 만남을 갖지 못하고, 다소 허무하게 끝이 났다. 많은 시청자들은 굳이 16시간 동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본 보람이 없다며 방송이 끝난 직후 원성 가득한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회가 거듭할수록 느려지는 이야기 전개와 마지막회임에도 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남자 주인공 진우의 모습, 그리고 끝까지 두 남녀 주인공이 만나지 못하며 열린 결말로 끝이 난 것을 이유로 들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집필한 송재정 작가는 최근 인터뷰에서 '시즌제'라는 말을 쓴 바 있다. 송 작가는 과거 시트콤 작가였던 것을 언급하며 "굳이 따지자면 엔딩 16개를 정해놓는다. 16회짜리 서사를 정해놓는 것이 아니라 1시간짜리 영화를 만들어놓는데 이어나가는 식으로 작법을 하기 때문에 보는 분들이 당황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미 이렇게 습관이 돼서, 노력을 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보니 사실 시즌제로 가도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마지막회와 관련해 "진우의 지긋지긋한 관계들을 해결해야하지 않을까"라며 "내가 생각해도 희주가 너무 아깝다. 진우는 재벌인 것 빼고는 너무 문제가 많다. 당당히 희주에게 가려면 더 많은 것들을 끊어내고 완전한 해결을 해야한다. 그게 내게는 정말 중요한 것이라서, 형석이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는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보면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16회에서는 차형석(박훈)이라는 버그를 또 다른 버그로 분류된 진우가 열쇠로 찌르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후 게임이 리셋되면서 과거 살인사건에 대한 조사가 멈췄다.

16회에서 또 다른 아쉬움은 드라마 속 광고들, 이른바 PPL이었다. 그동안에도 시계, 음료수 등 다양한 제품 홍보가 이어졌지만 특히나 16회에서는 PPL이 홍수처럼 쏟아진 것. 송재정 작가는 앞서 인터뷰에서 "효과적으로 노려보자는 것이 게임 아이템이었다. 그런데 방송으로 보니까 정말 튀긴 하더라. 나름 PPL의 새 장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제작진과 타협을 잘 했다고 생각한다. PPL 쪽에서도 성공적인 사례라고 하더라"라고 말한 바 있다.

송재정 작가는 박신혜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송 작가는 남성 중심의 히어로물에서 여성 캐릭터의 힘이 빠질 수 있는 반면, 박신혜는 최선을 다해줬다고 전하며 "16회에서 엠마 역할에 대해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우에 대한 마음을 믿고 게임 안에 접속한 것일 뿐, 그 이후 두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고 시청자들의 상상에 맡기게 했다.

한편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후속으로는 이종석, 이나영 주연의 '로맨스를 별책부록'이 오는 26일 밤 9시 첫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 = tvN 방송 화면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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