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근이 밝힌 폭행 전말 "문우람 두발 때문에 방망이 들었다"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넥센 이택근이 2015년 문우람 폭행 사건의 전말을 밝혔다.

이택근은 19일 서울 도곡동 한국야구위원회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참석해 문우람 폭행과 관련한 입장을 전했다.

이택근의 문우람 폭행은 지난 10일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실격된 이태양과 문우람의 기자회견에서 밝혀졌다. 당시 문우람은 “팀 선배에게 야구배트로 폭행을 당했다. 그것도 머리를 7차례나 맞았지만 어디에도 하소연 할 데가 없었다. 뇌진탕 증세와 얼굴이 부어올라 경기를 할 수 없었고, 2군 훈련도 어려울 정도라서 집에서 쉬면서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았다”라고 폭로했다.

문우람이 밝힌 팀 선배는 이택근이었다. 이택근은 당시 사건이 일어난 뒤 문우람과 문우람의 부친을 찾아 사과했고, 넥센 구단은 이걸로 사건을 일단락 시켰다.

KBO 7층 기자실에 등장한 이택근은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문우람은 내가 아꼈던 선수이고 여러 가지로 챙겼던 선수다”라고 운을 뗐다.

이택근이 방망이를 잡은 건 문우람의 용모 때문이었다. 그는 “사건 전날 두발 상태 및 외모적인 부분에 지적을 많이 했다. 그것을 정리하고 오라고 했는데 그 다음날 아무렇지 않게 왔다.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건데 방망이의 뒷부분으로 머리를 몇 대 쳤다. 그 부분에 대해 잘못했고 미안하다고 이야기했고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이 가장 먼저 든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택근은 “언론에서 나오듯이 내가 너무 심한 폭행을 했다거나 심하게 개인감정에 앞서서 심하게 때린 것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다”라고 해명하며 “어떻게 때렸든 상대방이 그 부분에 대해서 아프다고 이야기하고,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분명히 때린 사람이 잘못한 것이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택근은 지난해 문우람과의 개인적인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문우람이 상무 시절 이택근에게 안부 전화를 걸었고, 서로 2015년 사건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 이택근은 “(문우람이) 그 때 당시 철이 없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고 나는 일(승부조작)이 지금 많이 꼬여 있으니 이 일부터 잘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일이 있기 전부터 (문)우람이를 많이 아꼈다. 어렵게 운동을 해서 프로야구 어렵게 들어온 걸 알았기 때문에 주장, 최고참으로서 많이 챙겼다”라고 덧붙였다.

이택근은 방망이로 ‘툭툭’ 친 부분에 대해선 “강도를 1부터 10으로 쳤을 때 사람마다 느끼는 건 다르다. (문)우람이를 감정적으로 폭력배처럼 때린 적 없고 개인적인 악감정도 없었다”라며 “야구 선수가 야구 배트를 들었다는 자체가 오해받을 행동이다. 그래서는 절대 안 되는 행동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할 말이 없다. 어떻게 때린 것보다 방망이를 들고 있었다는 자체가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택근은 끝으로 “우리 팀은 후배를 폭행하는 팀이 아닌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문우람이 이 자리에 나왔으면 미안하다는 말을 다시 하고 싶고,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묻고 싶지만 나오지 않았다. 방송, 기사라도 볼 수 있으니 다시 한 번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하며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이택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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