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민병헌·양의지까지' FA 유출에도 덤덤한 김태형 감독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없으면 없는대로 기존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게 나의 역할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애써 덤덤했다. 두산은 2015~201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하고 올해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해낸 KBO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이지만 번번이 프랜차이즈 스타급 FA 단속에 실패하고 있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두 시즌을 보내고 지난 해 스토브리그에 등장했지만 두산은 김현수를 잡지 못했다. LG가 4년 총액 115억원에 김현수를 영입하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다. 민병헌 역시 4년 총액 80억원에 롯데로 향했다.

두산 전력의 핵이자 간판스타인 양의지의 마음도 끝내 붙잡지 못했다. 양의지는 4년 총액 125억원에 NC 유니폼을 입었다.

이를 지켜보는 김태형 감독의 마음은 어떨까. 특히 김태형 감독은 양의지를 광주진흥고 시절부터 지켜봤던 인물로 양의지가 성장하는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김태형 감독은 양의지가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선수들보다는 조금 특별한 감정이 든다"는 이례적인 말까지 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꿋꿋했다. 우선 양의지의 공백에 대해서는 박세혁, 이흥련, 장승현 등으로 안방을 메우고 외국인타자 영입을 통해 타선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연이은 FA 유출에도 애써 덤덤한 그다. 김태형 감독은 "나도 감독으로 취임했을 때 장원준이라는 FA 선물을 받았다"라면서 "그 덕분에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도 했다. 또한 구단에서 오재원, 김재호와 FA 계약을 하는데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구단도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사실 김현수, 민병헌, 양의지를 모두 잡는데 320억원이란 거금이 필요했으니 두산으로선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이번에도 계약금과 연봉으로만 125억원을 내놓은 NC의 파상공세를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지금까지 화수분 야구를 통해 김현수와 민병헌의 공백은 메우는데 성공했지만 양의지의 이탈을 얼마나 최소화할지는 두고볼 일이다.

[김태형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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