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저질렀으니 마무리도…” 박찬희의 위닝샷 비화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최창환 기자] 인천 전자랜드 가드 박찬희가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치명적인 실책을 범해 고개를 숙인 것도 잠시, 연장전에서는 극적인 위닝샷을 터뜨렸다.

박찬희는 11일 서울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 교체멤버로 출전, 연장전에서 위닝샷을 성공시키며 전자랜드의 80-79 승리를 이끌었다. 최종 기록은 21분 20초 3득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 1블록.

박찬희는 최근 옆구리부상을 입어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이 때문에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하는 데에도 제약이 따른다. 전자랜드는 이날 역시 박찬희를 대신해 김낙현이 선발 출전했다.

다만, 유도훈 감독은 4쿼터 중반 이후부터는 김낙현 대신 박찬희를 투입했다. “김낙현이 공격할 때 자신 없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게 유도훈 감독의 설명이었다.

유도훈 감독의 믿음 속에 코트를 밟았지만, 박찬희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2점차로 앞선 4쿼터 막판 김태술에게 스틸을 허용, 삼성이 동점 득점을 성공시키는데 빌미를 제공한 것. 박찬희는 작전타임 이후 맞이한 공격에서 중거리슛마저 실패,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연장전에서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박찬희는 전자랜드가 1점차로 뒤진 경기종료 4.4초전 중거리슛을 터뜨리며 전자랜드에 1점차 리드를 안겼다. 이날의 위닝샷이었다.

“연장전 들어가기 전 감독님께 ‘너 왜 그래?’라며 진짜 많이 혼났다. 그런데 감독님이 ‘정신 차렸어?’라며 다시 기회를 주시더라.” 박찬희가 공개한 4쿼터 종료 직후 유도훈 감독과의 대화였다.

사실 박찬희는 자신 때문에 4쿼터에 경기를 마무리할 기회를 놓친 만큼, 마지막 공격도 자신이 해결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설령 공격이 실패한다 해도 본인이 경기를 책임지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김)태술이 형에게 스틸을 당해 동점을 허용했다. 그때 ‘나 때문에 지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4쿼터 막판에는 감독님이 패턴을 지시하셨지만, 내가 (차)바위에게 공을 달라고 했다. ‘내가 저지른 일이니 내가 끝내야겠다’라는 마음이었다. 그대로 경기가 끝나면 찝찝할 것 같았다. 그런데 안 들어갔다(웃음).” 박찬희의 말이다.

박찬희는 이어 “연장전에서도 막판에 기회가 왔다. 그때도 (강)상재에게 공을 달라고 했고, 한 번 더 (슛을)시도했다. 어떻게든 책임지고 싶었는데 다행히 들어갔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박찬희는 최근 당한 옆구리부상에 대해 “근육이 조금 찢어졌다. 못 뛸 정도는 아닌데 몸을 돌릴 때 조금 불편하긴 하다. 때리지만 않으면 괜찮다”라며 웃었다.

[박찬희.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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