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인터뷰③] '수미네반찬' 문태주 PD "'전원일기' 배우들 모시고싶어"

[마이데일리 = 신소원 이예은 기자] 마이데일리가 창간 14주년을 맞이해 케이블채널 tvN의 프로그램 중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수미네 반찬' 팀을 단독 인터뷰했습니다.

'수미네 반찬'은 배우 김수미가 요리 선생님으로 나서, 정확한 레시피보다는 우리 할머니, 엄마의 '적당히', '알아서', '요만치'의 정감가는 레시피로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정(情)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수미네 반찬' 김수미, 장동민, 여경래 셰프, 최현석 셰프, 미카엘 아쉬미노프 셰프와 문태주 PD를 촬영 세트장에서 만났습니다. 인터뷰는 대화체로 풀어가는 자연스러운 방식을 취했습니다.

#. 게스트들 가운데 샤이니 키가 출연해 할머니 생각을 하면서 많이 울었는데요.

김수미 : 키가 운 것과 내가 입덧해서 운 것과 같은 맥락이에요. 나는 MC인데 북받치더라고. 그런데 같이 울 수가 없으니까 난 참았어요. 지금도 울컥해요.

최현석 : 그 때 미카엘이 울었어요.

김수미 : 할머니가 아프셔서 엄마가 폴란드에 계시니까.

미카엘 : 제가 고향과 완전 멀리 떨어져서 17년 간 살고 있으니까요. 그런 이야기 들으면 울 수밖에 없어요.

최현석 : 저는 요즘 여성 호르몬이 늘었나 봐요. 계속 눈물이 날 거 같아요. 선생님이 우물가에 앉아서 이야기하시면 울컥하거든요. 그런데 키 나왔을 때 정말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요. 바쁘게 살면서 다 잊고 살았는데 하나하나가 다 생각났어요.

미카엘 : 저도 엄마가 한국에 가끔 오시면 멀리 절대 안 가고 옆에 붙어요. 붙어서 계속 요리에 대해서 이것저것 묻고 적어요. 갑자기 엄마가 없어지실 수 있잖아요. 그래서 레시피를 계속 배워요.

여경래 : '수미네 반찬'은 감성을 살리게 하는 느낌의 프로그램이에요. 엄마와의 추억들이요. 그런 게 많은 시청자들에게도 공감을 자아내는 거 같아요.

김수미 : 이런 프로그램은 여자 감독이 생각하기 마련인데 우리 문태주 PD가 어떻게 했나 싶어요.

#. 섭외하고 싶은 게스트가 있나요?

문태주 PD : 수미 선생님이 가장 오래하신 전원일기 출연자 분들을 모시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수미쌤이 오랜 기간 전원일기를 하시면서 최불암 선생님, 김혜자 선생님, 고두심 선생님, 김용건 선생님 등 많은 분들과 촬영장에서 밥도 직접 해드시고 반찬도 많이 싸가시고 했던 얘기를 수미쌤과 복길이(김지영)를 통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분들이 '수미네 반찬'에 게스트로 나오셔서 그때 먹었던 반찬과 그 당시 반찬과 얽힌 이야기를 해주시면 시청자 분들도 너무 좋아할 것 같아서 그래서 한 번 전원일기 출연자들을 모시고 싶습니다.

#. 기억에 남는 게스트는요?

문태주 PD : 게스트 분들은 모두 기억에 남지만 그 중에서 수미선생님 칠순 생일을 방송에서 조금 보여준 적이 있어요 그때 신현준 선배님이 나오셨는데 우리 녹화 날 항상 강의가 있으셔서 절대 출연할 수 없는데 수미선생님 생일이라 오전에 강의하시고 선생님을 위해 특별히 출연해 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일본 편에서는 정호영 셰프님이 나오셨는데 너무 고생만 하고 가셔서 죄송한 마음이 들어 그래서 더 기억에 남아있네요.

#.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뭔가요?

문태주 PD : 반찬으로 프로그램을 만들면 어떨지 늘 생각을 해왔어요. 저희가 회사 생활을 하게 되면 단품만 먹고 집밥은 멀리하게 돼요. 우리 집밥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거죠. 백반집에 가도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반찬부터 먹는데 메인이 나오면 반찬들이 잊혀요. 그래서 그걸 뒤집어서, 반찬에 집중해보면 어떨까 싶었죠. 그걸 토대로 삼아 선생님께 기획안을 넘겼어요.

김수미 : 이러다가 한식이 조연이 되고 서양 요리가 주연이 되겠다 싶었어요. 문태주 PD가 이 프로그램을 안 하시면 이 프로젝트를 접겠다고 하는데 약간 마음이 급해지더라고. 하하.

문태주 PD : 처음엔 선생님이 안하신다고 하셨거든요.

김수미 : 그 기획안을 보는데 우리 엄마랑 어렸을 때부터 먹은 것부터 해야지라는 생각이 바로 떠오르더라고요. 그리고 바로 전화를 걸었고 미팅한지 2개월 만에 프로그램을 론칭했어요. 계속 우리 집에서 만나서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눴죠. 지금 '수미네 반찬' 세트장이 우리 시골집이에요. 우물, 외양간, 싱크대 등이 다 있었거든요. 그렇게 지어달라고 했어요.

문태주 PD : 단순히 반찬을 보여주려고 한 게 아니었어요. 김수미 선생님에게는 반찬과 관련한 이야기가 있으니까요. 그 이야기가 너무 좋아서 반찬을 할 때는 관련된 이야기들을 꼭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엄마와의 추억 등이요. 그래서인지 시청자 분들이 공감을 하시고 눈물을 흘리시는 거죠. 단순히 '이거 우리 엄마가 해줬던 거야'라고 말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관련된 추억을 모두 풀어놓는 거죠.

#. 해외에서도 많은 시청자들의 손편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기가 많을 거라고 예상했나요?

김수미 : 해외에서 이렇게 많이들 볼 거라고 생각을 못했어요. 미국, 인도 등에서도 다 울면서 본대요. 그냥 프로그램이 시작하면 눈물이 나고 친정엄마가 생각난다더라고요.

문태주 PD : 김수미 선생님한테 손편지가 정말 많이 와요.

최현석 : 요리사로서도 뜻 깊어요. 제가 모던 음식을 하면서 한식 알리기 활동도 많이 하고 있지만 어려워요. 지금 한식은 단순화되고 없어지고 있어요. 점점 우리는 잘 살고 누릴 게 많아지는데 오히려 식재료들은 다 없어져요. 한식을 알려야 하는데 문화는 역으로 축소되는 거죠. 하지만 반찬에 대한 식재료도 다양해지고 재료들이 좋고, 히스토리가 탄탄해야 해외에 알릴 수 있는 힘이 생겨요. 거창하게 알리는 것보다 밑살림부터 탄탄하게 알려야 해요. 사람들이 몰라서 안 먹으니까 없어지는 거에요. 이게 요리사인 저에게 상징적으로 아주 중요해요.

장동민 : 알탕을 예로 들어볼게요. 과거 알탕은 반찬처럼 먹었는데 요즘은 술집에서만 먹잖아요. 이렇게 생각해 보니까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도 시간이 흐르면 술 안주로만 먹게 되겠구나 싶었어요. '수미네 반찬' 아니면 맥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죠.

#. 한류를 알린 공(功)을 인정받아야 할 것 같은데요?

김수미 : 저 사실 받아요. 국회에서 연락이 왔어요. '수미네 반찬'으로 해외에 한식 알렸다고 상 받아요. 하하.

한편, 김수미는 '수미네 반찬'을 통해 지난 7일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2018 제8회 대한민국한류대상에서 대중문화 특별공로대상을 수상했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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