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바뀌고 있다"…'메노포즈'가 전하는 #여성 #폐경기 #공감 [종합]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메노포즈' 배우들이 이 시대 여성에 대한 이야기에 자부심을 느꼈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진행된 뮤지컬 '메노포즈' 프레스콜에서는 배우 이경미, 김선경, 홍지민, 문희경, 박준면, 조혜련, 황석정, 유보영, 백주연, 주아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뮤지컬 '메노포즈'는 중년 여성들의 고민인 '우울증', '노화', '폐경' 등을 유쾌하고 코믹하게 풀어 낸 뮤지컬이다. 극중 전업주부, 전문직 여성, 한물 간 여배우, 웰빙주부가 출연해 관객들에게 공감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이윤표 연출은 "6년만에 돌아온 '메노포즈'는 배우들이 많고 각자 개성이 많다 보니까 그동안 조금씩 변화했던 것이 각자 배우들의 개성이 너무나 다르다"며 "연습할 때 깜짝 놀랄 정도로 각자 다르게 한다. 연습하면서 각자 재치있는 것들을 많이 만든다.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재미있고 유쾌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메노포즈'가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여배우만 12명 나오는 작품이라는 것. 여배우들이 설 자리가 늘고, 여성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많은 관객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황석정은 앞서 연극 '베르나르다 알바'에 이어 '메노포즈'에 출연하며 여자 배우들이 이끄는 작품으로 관객들 앞에 선 만큼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그는 "'여자들만 나와도 괜찮을까?' 했다. 왜냐하면 여자들만 나오면 안 된다는 징크스가 있었다"며 "그런데 많이 사랑해주셨다. 특히 여성들이 좋아해주셨다. 내가 느낀 게 '시대가 바뀌고 있구나'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여자라서, 여자라는 편견 때문에 우리가 스스로 밝히지 못하고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는 걸 부끄러워 한 이상한 오래된 편견 속에 우리도 스스로 갇혀서 살았었는데 지금은 여성으로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우리가 어떤지에 대해 얘기할 시대가 왔구나"라고 말했다.

"우리가 그걸 당당하게 해서 우리가 지금 스스로 독립된 개체로, 완성된 인간으로, 성숙된 여자로 설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포인트에 이 두 공연이 있게 된 것 같다"고 전한 황석정은 "그래서 저는 두 공연을 이어서 하는 걸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베르나르다 알바'가 구시대에 얽매여서 여자들이 여자를 괴롭히고 잘못 심어진 남성 권력, 횡포, 폭력 등을 다룬 여성들이 100년 전 삶을 다뤘다면 '메노포즈'는 서로 아픔을 공유하면서 서로 숨기고 있었던 아픔을 꺼내 놓으면서 우리가 아픔을 통해 늙었지만, 예전과 같지 않지만 '이제부터 시작이고 우리가 나이들어가고 우리가 여성인건 아름다운거야'라고 선언을 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두가지 작품이 이어진다면 '예전엔 이렇게 했지만 우리 이렇게 살지 않을 거야'라는 거다 'Love your self", 자신을 사랑하자는 것"이라며 "모든 약자들이, 여성들이 강자로 일어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초연에 참여했던 이경미 역시 감회가 남다르다. 그는 "2005년이었는데 그 때는 내가 갱년기나 폐경기에 대해 잘 몰랐다. 그 때 같이 공연한 배우들이 그랬다. 2018년 돼서 중년이 많아진거지 그 때만 해도 중년의 배우가 많지 않았다"며 "그 때 어렸지만 공부를 해서 했다. '과연 우리가 이걸 할 수 있을까'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폐경기, 갱년기에 대한건 여자한테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엄마를 많이 생각했다. '그 때 엄마가 이래서 이래구나' 했다. 엄마가 겪었을 고통, 몰랐던 것들을 생각하면서 공부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며 "근데 지금 13년이 흘러서 그 때하고 지금 하는 거다. 이렇게 후배들 지금 갱년기와 폐경기를 전혀 모르는 후배들과 중간에 있을 후배들, 겪었을 후배들 보니까 다 하나같이 진짜 너무나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 역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작품이 계속 롱런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예전보다는 많이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갱년기에 대해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가족들도 다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따.

마지막으로 황석정은 "남자가 꼭 봤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인생 전체를 볼 때 성을 가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성이 양육을 하고 여성이 내 인생의 반을 같이 살지 않나. 그 여성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굉장히 남자로서의 불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내가 사랑하고 나의 분모인 어머니의 고통과 아픔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좀 이상하지 않나"라며 "그걸 이해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모두 그렇지만 공연하면서 많이 운다. 어머니 생각하면서"라고 덧붙였다.

한편 뮤지컬 '메노포즈'는 오는 2019년 1월 20일까지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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